[6·1격전지] 광양시장 선거, 민주당 “탈환” vs 무소속 “수성”
  • 정성환·전용찬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5.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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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 8년 더 준비’ 김재무 vs ‘정치·행정 경험’ 정인화…양강 구도
3번 연속 무소속 당선, 광양시장 불출마로 무주공산…산단 표심이 캐스팅보트?
전남 광양 유권자들은 2010년부터 3번이나 시장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명예 회복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김재무 후보가 와신상담 끝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고 무소속 정인화·서장원·문선용 후보가 맞서고 나섰다. 이번 6·1지방선거에서는 광양 표심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오전 구도심 번화가인 광양읍 칠성리 거리 풍경 ⓒ시사저널 정성환
전남 광양 유권자들은 2010년부터 3번이나 시장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명예 회복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김재무 후보가 와신상담 끝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고 무소속 정인화·서장원·문선용 후보가 맞서고 나섰다. 이번 6·1지방선거에서는 광양 표심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오전 구도심 번화가인 광양읍 칠성리 거리 풍경 ⓒ시사저널 정성환

민주당 후보의 권토중래냐 아니면 무소속 후보의 4연속 수성이냐.  

제철의 도시, 전남 광양 유권자들은 2010년부터 3번이나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광양시장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재무 후보가 명예회복을 위해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고, 무소속 정인화·서장원·문선용 후보가 맞서고 나섰다. 현재로선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는 민주당 김 후보와 무소속 정 후보의 양강 구도라는 게 지방정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12년째 민주당의 탈환과 무소속의 수성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6·1지방선거에선 광양 표심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8년간의 와신상담 끝에 세 번째 시장 도전에 나선 민주당 김재무 후보는 마지막이란 자세로 올인하고 있다. 광양 부시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무소속 정인화 후보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표밭을 갈고 있다. 소지역주의 표심도 나타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 간 대결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광양(태인동) 출신인 김 후보와 광양읍권(옥룡면)출신인 정 후보 간의 동서 대결 양상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김 후보는 동광양에서, 정 후보는 농촌지역을 낀 광양읍에서 지지세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와 정 후보는 과거 지방선거에서 대결한 적이 있다. 8년 전, 제6회 지방선거 때다. 당시 김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시장 후보로 공천을 받았고, 정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대결했다. 선거 결과 정현복 현 시장이 승리했고, 김 후보와 정 후보는 각각 2위와 3위에 머물렀다.

 

민주당 ‘조직’ vs 무소속 ‘능력’…호각지세 “뚜껑 열어봐야”

광양은 2010년부터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이성웅, 정현복 후보가 3번 연속 당선돼 시장이 됐다. 특히 정 시장은 8년과 4년 전 잇따라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 공천을 받은 김재무 후보와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했다.  정 시장은 건강문제와 부동산 문제 등 악재가 겹치며 지난해 9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지방정가에선 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시장의 복심이 있다면 어디로 향하는가, 이른바 ‘정심(鄭心)’ 여부가 승부를 가를 시장 선거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과연 ‘정심’은 존재하는 것일까. 그 해답은 우선 정 시장의 핵심캠프 인사들의 움직임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광양 정치권의 한 인사는 “정가에선 ‘투표함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고 할 정도로 두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일부에서 정 시장의 조직이 정 후보 쪽으로 통째로 넘어갔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인사는 “과거 정현복 시장의 선거를 도왔던 일부 캠프인사들이 정 후보 진영보다는 적지만 김재무 후보 진영에도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 시장 조직이 정 후보 쪽에 기울었다는 것은 선거판에서 횡행하는 아전인수격 희망사항이 아닐까 싶다”고 반박했다. 지방정가에서도 지금까지는 ‘정심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치인의 자력(磁力)은 출마에서 비롯된다면 정 시장이 불출마한 상황에서 무슨 세를 발휘할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마치 자석이 자력을 잃듯이 양 진영으로 뿔뿔이 흩어져 자력갱생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변수는 민주당의 ‘원팀’ 구성여부다. 경선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반발하는 등 불협화음이 발생하긴 했으나 김 후보와 경쟁한 이용재, 문양오 예비후보 등이 선대위에서 본격 합류하면서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요 변수는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중심으로 한 산단에 유입한 외지 유권자의 표심 향배다. 

광양 정치권의 사정에 밝은 한 인사의 말이다. “이곳에 광양제철소가 있고 많은 산업단지 근무자들이 유입되다 보니까 정체성이 각기 틀리고, 이에 따라 ‘당이 아니라 사람(능력, 청렴)이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세 번이나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킨 것으로 본다. 두 후보가 광양읍과 동광양 표심을 양분한다고 보면 결국 외지인 산단 근무자들이 당락의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재무 민주당 광양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광양읍 목성리 '광양5일시장' 앞에서 열린 집중 유세장에서 유권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김재무 민주당 광양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광양읍 목성리 '광양5일시장' 앞에서 열린 집중 유세장에서 유권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민주당 김재무 후보 “두번 실패 교훈삼아 대전환…경제 1등도시 건설”

김재무 후보는 제 7·8·9대 3선 전남도의원을 지냈고 제8대 전남도의회 부의장과 제9대 전남도의회 의장을 거쳐 최근에는 전라남도체육회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두 번의 실패를 교훈 삼아 광양의 대전환과 경제 1등 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역 사정을 훤히 꿰고 있는 김 후보는 지역 맞춤형 공약을 준비했다. 

주요 공약으로 △국립 해양항만산업관 건립 △수소 시범사업도시 및 특화단지 지정 △탄소 중립 랜드마크인 '아열대 식물원' 조성 △광양형 혁신도시 개발 △관광문화재단 설립 △시립 아동여성병원 설립 △무주택 청년 및 신혼부부부 저렴한 임대주택 지원 △시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청렴도시 실현 등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여러 부족한 점이 많아 시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8년을 더 준비했다”며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여 무소속 시대를 마감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광양을 경제 1번지로 우뚝 세워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여 놓겠다”며 “30여 년간 기업을 운영 해온 전문 경영인 마인드 3선 의원으로 도의회 의장을 하면서 풍부한 행정 경험까지 축적한 김재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무소속 정인화 광양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광양 5일시장' 유세에 앞서 유권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무소속 정인화 광양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광양 5일시장' 유세에 앞서 유권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무소속 정인화 후보 “지자체장은 정당보다 사람…수소에너지 메카 조성”

무소속 정인화 후보는 정 후보는 광양시 부시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당적이 아닌 인물론을 부각하는 전략이다. 정 후보는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전남도 국장과 광양부시장을 거쳐 국민의당 소속으로 제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그는 30년에 걸친 행정 경험과 정치 경험(국회의원 경력)을 바탕으로 광양 발전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주요 공약으로 △광양항 물동량 늘리기 프로젝트 추진 △미생물 발효 농업 활성화 △임대아파트 분양지원위원회 설치 △백운산 생태자원연구센터 △설립 출산 시 장려금 지급 확대 △포항공대 분교 유치, 광양제철공고 설립 추진 △문화예술회관 신축 △초거대 이순신 장군 철동상 건립 등을 약속했다.

정 후보는 “지난 3번의 선거에 보여주듯이 광양은 시민의 인식 속에 ‘지자체장은 소속 정당보다는 사람’이라는 것이 깔려 있다”며 “30년 행정 경험과 4년의 국회 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수소 에너지 산업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수소 에너지 메카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같은 광양만권 도시인 순천과 여수에 비해서도 침체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광양시를 전국 최고의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며 “단 한 건의 전과도 없는 깨끗한 후보만이 광양시장이 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6·1지방선거 전남 광양시장 출마 후보자 벽보 ⓒ시사저널 전용찬
6·1지방선거 전남 광양시장 출마 후보자 벽보 ⓒ시사저널 전용찬

문선용·서장원 무소속 후보도 표심 공략…지역발전 공약 제시
문선용 “시장으로 뽑아주면 두발이 곰 발바닥이 되도록 뛸것”
서장원 “광양보건대가 살아야 지역경제 살고, 광양시가 산다”

문선용 무소속 후보는 제조업 중심의 경제모델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중심’ ‘상식 행정’을 추진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32년간 공직생활(광양시 원예특작팀장)을 해온 문 후보는 인사권자만 바라보고 일하는 조직은 안된다며 시민을 시 행정의 중심, 광양문화가 살아있는 경제도시, 기업도시, 관광도시 육성, 친환경 미래도시 조성 등을 공약했다.

문 후보는 “조선의 개혁을 이끈 사상가는 정도전이었다”며 “광양시를 개혁하는데 이 문선용이 앞장서겠다. 시장으로 뽑아주면 두발이 곰 발바닥이 되도록 열심히 뛰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서장원 무소속 후보는 소통하는 시장, 공정한 시장, 섬기는 시장의 기치를 내걸고 새로운 광양시를 만들겠다며 선거에 뛰어 들었다. 전 국정원 연구소장, 전 광양보건대 총장을 지낸 서 후보는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공직풍토 조성, 광양보건대 정상화(매년 한시적으로 50억 원 지원), 광양읍~중마동 간 직통도로 개설, 광양읍 원도심 조기 개발, 금호제2교 건설, 지역 명문고 육성 등 10대 핵심공약을 내놓고 있다.

서 후보는 “광양보건대가 살아야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경제가 살아야 광양시가 산다”며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만약 제가 시장이 된다면 3개월 이내로 반드시 보건대를 살려 내겠다”며 “대학 총장 시절에도 3억 원의 급여를 포기했듯이 시장 급여도 대학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돌려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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