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승패, ‘MZ’ 아닌 ‘X세대’가 가른다?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5.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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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자중지란’에 전통 지지층인 40대 표심 ‘안갯속’
배종찬 “野 불리한 구도, 40대 투표율 격전지 결과 바꿀 수도”
6·1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우산동행정복지센터 강당에서 기표소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6·1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우산동행정복지센터 강당에서 기표소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기와 충청 등의 격전지는 판세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박빙 지역의 결과를 이른바 ‘X세대’(1975~1984년생) 유권자가 가를 것이라 입을 모은다. 40대는 50대 다음으로 유권자 수가 많으면서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이들의 투표율이 떨어진다면 민주당 후보에게 악재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는 지역구의 경우 얼마나 많은 40대가 투표소로 향하느냐에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3월11일 발표된 방송 3사의 20대 대선 출구조사의 세대별 투표율 추정치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40대는 70.4%의 투표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세대는 60살 이상(84.4%)이었다. 이어 50대(81.9%), 30대(69.3%), 20대 이하(65.3%)로 나타났다. 민주당으로선 아쉬운 결과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60대는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층으로, 40대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40대는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지지층인데 투표율이 70.4%밖에 안 됐다는 것이 대선에서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였다”며 “결국 문재인 정부와 이 후보에 대한 실망이 커서 민주당도 뭔가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기권으로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인천 등을 제외한 8곳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선에서 실망한 40대 유권자의 표심을 돌리는 게 숙제다. 특히 여야 후보가 박빙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경기와 충청 등의 지역에서는 40대 유권자의 투표율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경기 전체 투표율은 57.9%였다. 60대(67.7%), 70대(69.8%)는 투표율이 평균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반면 40대 투표율은 57.7%로 평균 이하였다. 오는 선거에서 40대 투표율을 평균치 정도로만 올려도 초접전 국면에서 승패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23일 서울 마포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김은혜(왼쪽)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마포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김은혜(왼쪽)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0대 유권자의 ‘규모’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체 유권자는 4430만3449명이다. 이 중 40대가 816만4606명(18.4%)으로, 50대 867만8246명(19.6%)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70대 이상이 597만6689명(13.5%)으로 가장 적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40대 투표율이 올라가더라도 반드시 민주당에 ‘득’이 될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민주당이 이른바 ‘586 용퇴론’과 ‘성 비위 논란’ 등을 두고 내홍을 빚고 있는 탓이다. 민주당이 분란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다면 상당수 40대 유권자가 지난 대선처럼 기권하거나, 지지 후보와 정당을 바꿀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번 지방선거는 (정권 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이 우세할 수밖에 없다. 특히 (보수 성향의) 60대는 정치 경향상 투표율이 높다”며 “접전 지역에서 얼마만큼이나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할 거이냐가 관건인데, 그 결집의 핵심 축은 40대”라고 했다. 이어 “40대가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 얼마나 많은 40대가 투표소로 나오느냐, 이게 민주당의 선전을 결정짓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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