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할 때 피가 나온다면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9.05 12:05
  • 호수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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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혈과 함께 호흡곤란 증상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 찾아야 

32세 여성이 2주 전부터 기침과 가래가 생기고 야간에 미열이 나타나더니, 아침에는 기침한 직후 빨간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자 놀라서 급히 병원을 방문했다. 진찰 후 흉부 방사선 촬영을 한 결과 우측 폐 상부에 결핵이 발견되어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다.

객혈은 기침과 함께 혈액이 섞인 가래가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피는 대부분 선홍빛이며 기침할 때 가슴 부위의 통증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객혈에 대한 의학적인 정의는 기관지나 폐 등 호흡기로부터 나오는 피가 섞인 가래를 말하는데 입안이나 목구멍, 위장관으로부터 나오는 피는 호흡기 객혈이 아니므로 구분해야 한다.

사실 객혈의 90% 이상은 증상이 경미하고 저절로 좋아지며 예후가 좋은 편이다. 하지만 드물게 나타나는 대량 객혈은 사망률이 매우 높을 수 있어 의학적인 응급 상황으로 간주한다. 객혈의 가장 흔한 원인은 호흡기 감염이고 그다음으로는 암,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순이다.

ⓒ시사저널 임준선

호흡기 감염이나 약물 복용 등이 원인 

호흡기 감염 중에서는 폐결핵이 가장 흔하고 폐렴, 폐농양, 폐의 곰팡이 감염이나 기생충 감염도 객혈을 일으킬 수 있다. 기관지의 양성 종양이나 암, 외상 또는 기관지염이나 기관지 확장증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폐부종, 폐색전증, 폐동맥고혈압도 객혈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혈소판 감소증을 비롯한 혈액 응고 장애가 있어도 객혈이 나타날 수 있다. 간과해서는 안 되는 객혈의 원인 중 하나가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다. 항응고제, 혈전억제제 등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이 약물이 객혈의 원인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객혈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 외래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혹시 객혈과 함께 호흡곤란이 나타나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병원에서 진료하는 의사는 환자의 객혈이 ‘진짜’ 객혈이 맞는지부터 우선 확인하게 된다. 입안, 코, 인후부의 출혈이 객혈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흉부 방사선 촬영을 통해 폐결핵, 폐렴, 폐농양, 폐암 등 원인 질환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흉부 방사선 촬영만으로는 폐암을 놓칠 수도 있으므로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컴퓨터 단층촬영 혈관조영술 또는 기관지 내시경이 필요할 수도 있다.

객혈 치료의 목표는 지혈, 흡인 예방 그리고 원인 질환의 치료다. 객혈의 양이 많을 경우에는 중환자실에서 기도를 확보하고 지혈을 위한 응급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대량 객혈이 멈추지 않을 경우 외과적 수술이나 동맥 색전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혈이 되었거나 객혈 정도가 경미하다면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폐결핵이 있다면 결핵 치료를 해야 하고, 폐렴이 원인이라면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기침약을 처방해 기침이 객혈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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