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수위 높이는 비명계…고조되는 ‘이재명 용퇴론’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11.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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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결백 입증 선언하고 당 대표 내려놓아야”
김영배 “큰 판 벌어질 것…결단할 때 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 ⓒ 연합뉴스

“나라면 혼자 싸워서 돌아오겠다고 선언하고 당 대표를 내려놓겠다.”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로 꼽히는 설훈 의원의 말이다. 설 의원은 지난 28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이 대표가 과감하게 국민께 사과드린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게 순리에 맞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가 언제 사과할 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조만간 사과할 것”이라며 “사과를 안 하면 ‘국정을 이끌어갈 자세가 안 됐다’고 국민이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대장동 의혹 등 각종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이 대표의 유감 표명과 용퇴를 촉구한 대목이다.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용퇴론’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내 소장파와 비명계를 중심으로 용퇴론이 고개를 들었다.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그만하면 됐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달라”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이밖에 박용진‧조응천 의원과 유인태 전 의원 등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이 대표의 공개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비명계는 당 지도부의 ‘이재명 엄호’ 방침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수사에 대항해 ‘단일대오’를 구축해야한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 입장이지만, 비명계 사이에선 “당 차원의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종민 의원은 지난 2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론하며 “검찰이 원하는 것은 민주당을 방탄 정당으로 만드는 것이다. 말려선 안 된다. 과오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에 대한 비명계의 반발 기류는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날(29일) 김종민‧이원욱 의원 등 비명계 의원 40명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반성과 혁신 연속 토론회’를 열어 “당내 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팬덤 정치로 인한 사당화 문제를 지적한 것인데, 이 대표를 향한 강성 지지층의 엄호 태세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이원욱 의원은 “팬덤 정치로 정당의 사당화가 굉장히 심해지고 있다. 최근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 사당화 현상이 걱정된다”고 했다. 김영배 의원은 “연말을 앞두고 큰 판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결단할 때가 올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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