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뿌리며 은행 턴 40대…훔친 돈으로 빚 갚고 주식투자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9.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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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도주 후 현지 마트 절도 혐의도
베트남에서 붙잡힌 대전 신협 강도 사건 피의자가 출국 30일 만인 9월21일 오전 국내로 송환돼 대전서부경찰서로 연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베트남에서 붙잡힌 대전 신협 강도 사건 피의자가 출국 30일 만인 9월21일 오전 국내로 송환돼 대전서부경찰서로 연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대전의 한 신용협동조합(신협)에서 강도 범행 후 해외로 도피했다 체포된 40대 남성이 개인 채무 등 경제적 곤란을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대전서부경찰서 브리핑에 따르면, 특수강도 및 절도 혐의로 구속된 남성 A(47)씨는 신협에서 강탈한 현금 3900만원을 빚 변제 및 주식투자, 생활비 등에 활용했다. 1000만원은 채무자인 지인 3~4명에게 주고, 600만원은 주식투자, 400만원은 이혼한 전 부인과 자녀들의 생활비 명목으로 썼다.

수사 결과 A씨는 현재 파산 상태로 금융기관에서의 채무는 없다. 다만 과거 인테리어나 요식업 사업 과정에게 알게된 지인들에게 빌린 약 2억원 상당의 개인 채무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상 어려움이 지속되자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이를 대출금을 돌려막거나 생활비·도박 자금으로 사용하다 강도 범행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A씨의 범행 준비 과정은 치밀했다. 지난 8월 초쯤부턴 범행에 사용할 흉기와 가정용 소화기, 오토바이 등을 미리 준비했다. 범행 후 경찰 추적을 따돌릴 목적으로 도주 동선 또한 복잡하게 설계했다. 실제로 A씨는 지난 8월21일 범행 직후 오토바이와 택시를 번갈아 타는 등 도주 동선을 복잡하게 해 경찰 추적을 피했다.

다만 치밀했던 범행 계획에 비해 해외 도피 과정은 즉흥적이었다. 경찰은 A씨의 해외 도피 과정에 대해 “급하게 출국하느라 제3국 도피 등 다른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씨의 도피처였던 베트남 다낭 또한 지인 등 연고가 있어서가 아닌 도주 당시 예매 가능한 유일한 행선지였다.

A씨에 대한 범죄 혐의 수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경찰은 오는 27일쯤 A씨를 구속 송치하는 한편, A씨의 도박 빚 관련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베트남 공안 측이 수사 중인 A씨의 현지 마트 절도 혐의와 관련해서도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빌린 돈으로 사행성 게임 등 도박을 했고 다낭으로 도주해서도 도박을 한 정황이 파악됐다”면서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도박 빚 규모와 현지 절도 건 등을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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