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발언 쏟은 이재명 “상대 죽여없애는 전쟁 그만해야”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7 06: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속영장 기각…서울구치소 나와 18시간 만에 녹색병원 복귀
“인권의 최후 보루 증명해 준 사법부에 깊은 감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27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이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27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이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구속 기로에서 기사회생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권을 향해 "국민에 희망을 주고 미래에 도움되는 정치를 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따라 27일 오전 3시50분께 다소 지친 기색으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왔다. 

그는 구속영장 기각 후 첫 일성으로 "늦은 시간에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아직 잠 못 이루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 먼저 감사드린다"며 "역시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구속영장 기각 결정과 관련해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작심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정치란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것이란 사실을 여야, 정부 모두 잊지 말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을 겨눈 검찰의 대대적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정치 검찰의 소설'이라고 직격했던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즐거워해 마땅한 추석이지만 우리 국민들의 삶은, 우리의 경제 민생의 현안은 참으로 어렵기 그지없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 나라 미래에 도움 되는 존재가 되기를 정부 여당에도, 정치권 모두에도 부탁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헌정사 첫 제1야당 대표 구속 위기에서 벗어난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굳건하게 지켜주시고 현명한 판단해주신 사법부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구속 위기를 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구속 위기를 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그는 '앞으로 수사에 어떻게 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차량에 탑승, 단식 투쟁 때부터 입원해 온 녹색병원으로 돌아갔다. 전날 오전 10시7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지 약 18시간 만이다.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서울구치소 앞에는 홍익표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등이 대기했다. 지팡이를 짚고 나온 이 대표는 구치소 정문 앞에서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전날 밤부터 구치소 주변에서 대기하던 지지자 250여 명(경찰 추산)은 이 대표가 등장하자 환호성을 지르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하며 "진실은 승리한다" "정치 검찰 탄핵"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