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영수회담’ 제안에 여야 추석 공방…“뜬금없다” VS “대통령이 전제군주?”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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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대표 회담’ 화답이 순서…‘민생’ 나올 때마다 속내 궁금”
野 “여야 대표 회담에 진정성 있었다면 단식 때 찾아갔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한 뒤 이 대표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한 뒤 이 대표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한 가운데 이를 놓고 여야가 추석 연휴에도 날선 반응을 주고 받았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진정성을 보이려면 여야 당대표 회담부터 응하라고 촉구했다. 29일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장관 탄핵, 총리 해임 건의는 물론이고 정쟁으로 국회를 멈춰 세운 채 산적한 민생법안을 묶어 놓고서 뜬금없는 떼쓰기식 영수회담 제안을 하는 건 앞뒤도 맞지 않을뿐더러 진정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이지 여당 총재가 아니므로, 국회에서 논의할 민생현안은 여야 대표끼리 만나 협의하는 것이 의회민주주의의 당연한 기본”이라고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격에도 맞지 않는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형사 피고인으로서의 책임을 희석시키는 신분세탁 회담에 매달리지 말고, 진정한 민생정치로 회복을 위해 국민의힘이 제안하는 여야 당 대표회담에 먼저 진정성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생’을 방탄을 위한 장식품으로 사용하고, 방탄 외에는 무엇 하나 진정성이 없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민생’이라는 말을 들고 나올 때마다 그 속내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장 원내대변인은 “창작소설과 불법수사를 외치다가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됐다고 인정되니 ‘반전의 카드’가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김기현 대표가 이미 제안한 ‘당대표 회담’에 화답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 “만나지도 대화도 않으면서 도와달라고 하는 게 협치?”

민주당은 여야 대표 회담이 먼저라는 국민의힘의 반박에 “진정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겠다면 야당을 모욕하지 말고 영수회담에 응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대통령과의 회담이 격에 맞지 않는다니 대통령이 전제 군주냐. 언제까지 조작 수사를 핑계로 야당 대표를 모욕할 것인가”라고 받아쳤다.

박 대변인은 이어 “법원의 영장 기각에도 여전히 이 대표에게 족쇄를 채우려는 여당의 무도한 정치공세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다 조작이고 증거가 하나도 없다면 100% 영장을 발부하지 않을 것’이라던 한동훈 장관의 호언장담은 어디로 갔느냐”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지난 1년 반 동안 야당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방탄만 외치며 정치공세를 해 온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며 “1년 반을 대한민국과 국회를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고 반성하지는 못할망정 또 야당을 비난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만나지도 대화하지도 않으며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무슨 협치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 달라는 것이 협치인가”라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민생을, 협치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여야 대표 회담에 나서라는 여당의 주장에 야당 내부에서도 반박하고 나섰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여야 대표 회담에 조금의 진정성이라도 있었으면 단식 때 찾아갔어야지, 영수회담 방해도 가지가지”라면서 “대통령도 옹졸함과 두려움을 버리고 회담에 응해야 한다”고 썼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을 향해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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