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 소견이 나오면…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5 11:05
  • 호수 178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시경 추적검사와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가 중요

국가 암검진이나 종합건강검진에 거의 포함되어 있는 상부위장관 내시경, 흔히 위내시경이라고 부르는 검사는 매우 흔히 시행한다. 이러한 검사에서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라는 판정 소견을 받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40세 이상이라면 나라에서 2년에 한 번 검사해 주는 상부위장관 검사는 위암에 대한 선별검사이니만큼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같은 소견도 위암과 관련된 위험에 대한 소견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위장 내시경 검사 모습 ⓒ
위장 내시경 검사 모습 ⓒ뉴스이미지뱅크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은 위암 고위험군

위암은 세계적으로 5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악성 암으로서 진단 시점의 병기에 따라 치료 결과가 천차만별인데, 조기위암 5년 생존율이 96.2%인 데 비해 진행성 암은 수술이 가능해도 생존율이 60%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위암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위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위암 발생 위험이 큰 고위험 대상자를 판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위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인해 손상되는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있는 사람은 위암 고위험군으로 관심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과 연관해 발생한 만성 위염이 진행한 결과로 추정되며 위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병리학적 소견상 장상피화생, 화생성 위염은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축성 위염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위 점막상피의 선 구조가 소실된 상태로 원인에 따라 A형과 B형으로 구분된다. A형 위축성 위염은 위의 주세포(chief cell)에 대해 자가면역항체가 생겨 위점막의 선 구조가 파괴되는 경우이고, B형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로 장상피화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적 요인에는 음식과 기호품 등이 포함되는데 소금에 절인 음식, 탄수화물 과다 섭취, 비타민C 결핍 등이 위축성 위염 유발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의 염증 반응이 오래 지속돼 위 점막의 구조물이 파괴되어 정상적인 점막의 자리가 소장이나 대장 점막과 유사한 세포들로 대체되는 현상이다.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은 위암 위험인자이므로 치료하거나 감시해야 할 질환이다.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의 대표적인 원인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므로 확인되었다면 항생제 복용을 통한 제균 치료를 고려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국가에서 인정하고 있는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의 급여 기준은 조기 위암 환자이거나 말트(MALT) 림프종 환자, 소화성 궤양이 진단된 경우,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같은 제한된 경우로만 한정된다. 다만,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통해 이러한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같은 소견이 발견되었다고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전국적으로 굉장히 흔한 소견이며 이러한 소견이 발견되었다 한들 기존에 알려진 위암으로 발전하는 기전에 따라 위암으로 진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절대 짧은 시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병률을 살펴보자면 2013년 연구에 따르면 50대 내시경 수검자에서 57% 정도가 장상피화생 소견이 확인되었고, 70대 수검자 75% 정도가 장상피화생 소견이 확인된 바 있기도 하다. 다만, 이러한 소견이 확인되었다면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 없이 정기적인 내시경 추적검사와 필요시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통해 관리하는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 될 일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고, 모르고 있고의 차이가 장기적인 예후를 가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