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3無'는 있어도 ‘상생’은 없다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7 10:00
  • 호수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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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외형 성장에 폐점률도 치솟아…가맹주들 “회사 서류 위조됐다” 주장

전남 지역에서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24’를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최근 폐점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중소 건설회사를 다니다 그만둔 김씨는 1년 전 소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하기에 편의점이 괜찮을 거라 판단해 이마트24와 계약했다. 계약 당시 이마트24 측은 인근 상권을 분석해 놓은 ‘예상매출산정서’를 제시했다. 이 자료에는 김씨가 영업하려는 점포를 기준으로 인근 10곳의 이마트24 점포들의 면적과 매출이 적혀 있었다. 한 번도 편의점을 운영해 본 적 없는 김씨로서는 영업직원이 제시하는 서류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시사저널과 만난 자리에서 “대형 할인점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마트가 운영하는 편의점 브랜드인 데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기존 편의점과는 확실히 다른 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근 가게를 정리하는 상황에서 김씨는 더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계약 당시 회사가 제시한 서류가 실제 사실과 많이 달랐던 것이다. 우선 주변 10곳의 편의점 중 4곳이 문을 닫았고, 2곳은 폐점 절차를 밟고 있었다. 점포 면적과 매출 실적도 실제 사실과는 차이가 났다. 김씨는 “폐점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쳐도 면적과 매출이 차이가 나는 것은 납득이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매출은 이익과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창업에 절대적인 판단기준이다. 면적도 무시할 수 없다. 단위 면적당 얼마의 매출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마트24와 점주들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이마트24와 점주들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선결제 방식으로 가맹주 운영난 가중

신세계에 있어 이마트24는 ‘정용진식 유통혁신’의 핵심이다. 신세계가 중소 편의점 브랜드인 ‘위드미’를 인수해 편의점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13년 12월이다.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 매출이 한계에 다다른 신세계로선 편의점으로 대표되는 소매점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문제는 이미 시장에 ‘빅3’로 불리는 CU·GS25·세븐일레븐이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는 점이다.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신세계의 도전은 ‘때를 놓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후발주자인 신세계가 생각한 점은 차별화 전략이다. ‘3무(無)정책’으로 불리는 차별화 전략은 이래서 나왔다. 3무정책은 △無24시간 영업 △無로열티 △無영업위약금이다. 이를 토대로 신세계는 점주와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었다. 출범 3년 만에 2000호 점을 넘긴 신세계는 2017년 브랜드를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바꾸고 3년간 3000억원을 쏟아 붓겠다고 선언했다. 7월2일 현재 이마트24는 점포 수 4000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이마트24는 확장 일변도 정책의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외형 성장만을 고집하다 보니,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점주들과의 갈등도 도마에 올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점주는 “대형 할인점만을 운영해 온 신세계그룹의 미숙한 운영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마트24가 24시간 영업을 고집하지 않는 것은 기존 편의점 업체들의 무리한 점포 운영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통상 야간(오후 10시~오전 6시) 영업이익은 10만원 안팎이다. 반면 인건비는 주간보다 훨씬 많다. 이 때문에 야간에는 주로 가맹주들이 가게를 운영한다. 24시간 운영이 원칙이다 보니, 문을 닫고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다. 자연스럽게 무리한 점포 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마트24가 노린 점이 바로 이것이다. 이마트24는 하루 18시간만 운영하면 된다. 그 이상은 가맹주의 선택사항이다. 본사와 사전 협의만 하면 된다. 충청권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B씨는 “밤에 가게를 운영해 봤자 고작 8만원가량 버는데, 그럴 바에는 문을 닫고 쉬는 게 낫다. 無24시간 영업에 한해선 본사 정책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 브랜드들과 달리 이마트24는 로열티를 받지 않는다. 이 점 역시 초창기 예비점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숨겨진 함정이 있다. 이마트24는 편의점 운영방식이 기존 업체들과 다르다. 편의점 운영방식은 레귤러체인(RC)·프랜차이즈체인(FC)·볼런터리체인(VC) 등 3가지로 나뉜다. RC는 직영점이기에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FC와 VC 방식 두 가지다. FC 방식은 본사와 가맹점(점주)이 이익을 나눠 가져가는 방식이라면, VC 방식은 로열티를 받지 않는 대신 판매의 모든 책임을 가맹주가 지는 방식이다. 이마트24를 제외한 나머지 편의점 업체들은 FC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FC 방식은 본사와 가맹주의 관계가 수직적이라는 게 단점이다. 과거에는 밀어내기식 운영도 논란이 됐다. 하지만 최근 불황에 따른 매출 감소의 부담을 본사와 가맹주 모두가 책임짐으로써 운영의 묘를 살리고 있다. 수익과 직결된 만큼, 본사 차원의 대대적인 마케팅도 가능하다.

반면 이마트는 본사에서 파는 물건을 가맹주가 선결제하는 방식이다. 본사 차원의 마케팅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미 편의점을 운영해 본 경우라면 VC 방식이 낫지만, 지금 편의점 운영에 뛰어드는 예비가맹주 상당수가 초보자인 상황에서 VC 방식은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권에서 이마트24를 운영하는 C씨는 “현금이 있어야 본사에 돈을 주고 물건을 살 수 있는데,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이게 쉬운 일인가”라면서 “물건을 제대로 구입하지 못해 진열장 곳곳이 비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C씨는 그러면서 “이마트24의 VC 방식은 대형 할인점 이마트 정책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이마트24 “충분히 설명, 서류조작 없다”

프랜차이즈 전문서적들은 VC 방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중소기업형으로 독립적인 점포운영이 가능하나, 자본력이 부족한 신규 운영자는 항상 어려움에 처한다. 또 VC 방식은 가맹점을 위한 조직이라는 기본이념을 망각하고, 본사의 매출 확대를 위해 판매루트의 안정화라는 도매 측면의 장점 추구에만 치우치는 체인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이마트24 측은 “사전에 예비가맹주에게 VC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으며, VC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물건 값 받는 기간을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해 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마트24의 無24시간 영업과 VC 방식은 업황이 좋을 때는 최선의 조합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시장이 포화상태로 치달을 때는 독이 될 수 있다. 최근 모 인터넷 매체가 전국 편의점 운영 형태를 조사한 결과, 이마트24는 편의점 평균 영업기간이 630일로 가장 짧게 나왔다. 그 뒤를 C-스페이스(957일), GS25(968일), CU(1034일), 미니스톱(1087일), 세븐일레븐(1173일) 순으로 이었다. 영업일이 가장 짧았다는 것은 문을 열고 점포를 운영한 날이 길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확장 위주 정책을 편 이마트24 업태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사저널은 앞서의 김씨 예처럼 회사가 제시한 예상매출산정서 등 서류가 실제와 차이를 보였다는 사실을 여러 개 확인했다. 전남권의 한 점포의 경우 2018년 중반 가맹계약을 맺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인근 12곳의 영업매장 중 2곳이 폐점했으며, 2곳은 한 달 내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전용면적이 40여㎡인 한 점포는 회사가 제시한 예상매출산정서에는 2017년 일평균매출이 441만원으로 돼 있으나, 시사저널이 확인한 결과 실제 매출은 300만원대였다. 점포 관계자는 “인근에 남편이 운영하는 공사 현장이 있어 거기서 물품을 구입해 여름에 잠깐 400만원의 일매출을 찍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사실에 대해 이마트24는 “가맹주에게 의도적으로 서류를 조작해 제공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일자, 일부 가맹주들은 이마트24 본사에 예상매출산정서 등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했지만, 이마트24 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업위약금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표면적으로 이마트24는 영업위약금을 받고 있지 않다고 말하지만, 점포 개설 시 시설비를 지원받은 경우에 한해서는 위약금을 받는다. 일부 가맹주들은 과거 위드미 시절과 특별히 인테리어가 달라진 게 없는데 이마트24가 가져가는 위약금이 터무니없이 많다고 주장한다. 이에 이마트24 측은 “회사에서 지원한 인테리어 비용은 엄밀히 말하면 시설위약금이며 타 브랜드처럼 계약기간(5년) 전 점포 폐점에 따라 무조건 위약금을 받는 경우는 없다”고 해명했다. 최근 일부 가맹주들이 가맹계약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자 이마트24 측은 “언론에 관련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확인서를 쓰면 위약금을 협의할 수 있다”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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