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제 심각한데…‘빵’ 발언 김현미 장관에 비판 봇물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12.0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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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수급지수 올해 최고치 경신…“정부가 시장상황 모르나” 지적 나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 시사저널 박은숙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 시사저널 박은숙

서울의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아파트를 ‘빵’에 비유한 발언을 해 야권을 중심으로 비난이 일고 있다. 주택공급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1월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92.3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의 191.8보다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란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부터 200 사이의 숫자로 표현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 반대로 숫자가 낮을 경우 수요 부족을 뜻한다. KB국민은행에서 서울에서 전세수급지수가 190선을 넘은 것은 2015년 10월 이후 5년 만에 처음이었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의 전세수급지수 역시 190.3으로 190선을 넘긴 상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11월은 이사 수요가 가장 적은 비수기”라며 “지표 수치가 여전히 높고 전세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어 전세난이 당장 진정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10월에 69.9%까지 상승해 올해 최고였던 1월의 70.0%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세가가 급등하면서 매매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전국 전세문제 악화하는데 김현미 ‘빵 발언’ 구설

이런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발언해 야당에서는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30일 오전 국회 교통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 과정에서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세대책에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이유를 묻자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며 “아파트는 공사 기간이 오래 걸려 당장 마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김 장관을 ‘마리 빵투아네트’라고 조롱하며 “아파트가 아니라 아파트 정책을 만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는 건설업자가 아니”라며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면, 아파트는 시장에서 공급자가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경제에서 정부가 아파트 만드는 데 직접 나서는 경우는 전월세 살 돈도 없는 저소득층의 주거복지를 해결하는 경우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철저하게 무능한 이 정부가 아파트정책에 실패해놓고 이제 와서 정책 실패는 인정하지 않는다”며 “아파트 공급정책은 하나도 안 해놓고 지금 와서 이런 소리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또한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성은 없는 빵 타령”이라며 “문재인 정부 초기에 공급 대책을 세우라고 그렇게 외쳤고 거의 모든 언론이 같은 주문을 했는데, 고집 피우다 이 사단을 벌여놓고 이제 와서 기억상실증 환자처럼 전 정권 탓만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국민은 주택문제로 하루하루가 심란한데 유체이탈 화법을 하다니 헛웃음만 나온다”며 “5개월 전 7·10 대책을 발표하면서 ‘주택공급은 충분하고, 부동산 대란의 원인은 다주택자’라던 게 김 장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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