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설 일축한 秋 “검찰개혁 소임 접을 수 없다”
  • 이선영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2.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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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제 식구 감싸고, 제 편에는 편파적인 검찰권 자행”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이 백척간두에서 살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느낀다”면서도 “검찰개혁 소임을 접을 수 없다”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추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추 장관은 “검찰 독립성의 핵심은 힘 있는 자가 힘을 부당하게 이용하고도 돈과 조직 또는 정치의 보호막 뒤에 숨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검찰은 검찰권 독립과 검찰권 남용을 구분하지 못하고 검찰권의 독립 수호를 외치면서 검찰권 남용의 상징이 돼버렸다”고 적었다.

추 장관은 “인권침해를 수사해야 하는 검찰이 오히려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수사가 진실과 사실에 입각하지 않고 짜맞추기를 해서 법정에서 뒤집힐 염려가 없는 이야기가 진실인 양 구성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혹한 수사를 했다”면서 “미리 수사의 방향과 표적을 정해놓고 수사 과정을 언론에 흘려 수사 분위기를 유리하게 조성하고 어느 누구도 수사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언론의 폭주를 제어하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혐의자는 법정에 서기도 전에 유죄가 예단돼 만신창이 되는 기막힌 수사활극을 자행해왔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런 가혹한 표적수사를 자행하고도 부패 척결, 거악 척결의 상징으로 떠올라 검찰 조직 내에서는 승진·출세의 가도를 달리고 검찰 조직 밖으로 나가서도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을 하는 특혜를 누려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등 전관과 현직이 서로 챙기며 선배와 후배가 서로 봐주는 특수한 카르텔을 형성해 스스로 거대한 산성을 구축해왔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검찰을 “이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무서운 집단이 돼버렸다”고 비판하며 “전직 대통령도, 전직 총리도, 전직 장관도 가혹한 수사활극에 희생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 무소불위의 대한민국 검찰이 힘 가진 자에 대해서는 꼬리곰탕 한 그릇에 무혐의를 선뜻 선물하고, 측근을 감싸기 위해서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막강한 경제 권력과 언론권력을 앞에서는 한없는 관용을 베풀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수사와 기소 잣대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며 민주적 통제를 거부한다고 지적한 추 장관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면서 정치적으로 수사 표적을 선정해 여론몰이를 할 만큼, ‘검찰당’이라 불릴 만큼 이미 정치세력화된 검찰이 민주적 통제 제도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가진 권력에 “살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느낀다”는 추 장관은 “이를 혁파하지 못하면 검찰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라며 “그렇기에 저의 소임을 접을 수가 없다”고 사퇴설을 일축했다.

추 장관은 “이제 대한민국 검찰을 인권을 수호하는 검찰로 돌려놓을 것”이라며 “제 식구나 감싸고 이익을 함께하는 제 편에게는 유리하게 편파적으로 자행해온 검찰권 행사를 차별없이 공정한 법치를 행하는 검찰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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