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은 왜 ‘외부 수혈’에 목매나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12.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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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승부사’ 김종인의 대권 탈환 프로젝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직 대통령 구속 관련 대국민사과와 함께 인적쇄신을 약속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직 대통령 구속 관련 대국민사과와 함께 인적쇄신을 약속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내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섰다. 15일 있었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사과는 일종의 ‘출사표’로 해석된다. 그동안 선거 구도를 만들기 위해 애썼던 김 위원장이 이제는 본격적인 ‘인재 영입’을 통해 재보선을 넘어 대권까지 흥행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에도 물밑에서 ‘인재 영입’을 위해 애를 써왔다. 그가 주창한 ‘40대 경제전문가 기수론’에서 볼 수 있듯이, 참신하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찾아온 셈이다. 대표적인 예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나 이재웅 전 쏘카 대표 같은 경제인을 접촉한 것을 들 수 있다. 능력이 검증된 새로운 인물을 통해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혁신하는 모습과 함께 집권 능력도 보여주겠다는 계산이다. 김 위원장은 “희망 사항으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같은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 얘기했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그런 사람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가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깜짝 카드’를 찾아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도 보수층까지 아우르려는 계산”

김 위원장의 행보에는 국민의힘의 고정적 지지층인 보수층을 넘어 중도층까지 아우르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극기 부대’로 일컬어지는 극우 세력과 결별할 경우 생기는 지지율 공백은 중도 보수층으로 확장하면서 메우려는 시도란 해석이다. 당내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사과하고, 광주를 찾아 5·18에 대해 사죄한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당내외에서는 “김 위원장이 호남을 향해 서진(西進) 정책을 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행보에는 ‘선거 흥행’과 ‘확장성’을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국민의힘은 극우 보수세력과의 결별 수순을 꾸준히 밟아 왔다. 대표적으로 국민의힘이 지난달부터 실시했던 당무감사를 들 수 있다. 지난 7일 발표한 당무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전국 당원협의회 138곳 중 35.5%인 49곳의 당협위원장 교체를 권고했다.

이 중 교체대상 당협위원장에는 대표적인 당내 ‘극우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지난 4·15 총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민경욱 전 의원을 포함해 김진태 전 의원, 친황(황교안)계 의원으로 불렸던 전희경 전 의원의 지역구가 포함됐다. 또 ‘달님 영창’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김소연 변호사(대전 유성을)도 교체 대상에 올랐다. 이양희 당무감사위원장은 “잦은 출마와 동시에 많은 낙선자들이 있는 지역에서는 피로도 느끼고, 당에 이 사람밖에 없냐는 의문을 많이 받는다”며 참신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체 권고라는 점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재보궐선거까지 임기가 남은 김 위원장이 보궐선거 이후 자신의 입지까지도 계산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당내에 거론되는 인사는 보수성이 강해 확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중도층까지의 외연 확장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미래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의 정치적 입지와 대선까지도 고려한 행보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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