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조카의 난’ 웹사이트 통해 공개 공세전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3.0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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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상무, 박찬구 회장 겨냥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 제시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금호석화 제공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금호석화 제공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조카의 난’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가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에 대한 공개적인 공세전에 나섰다. 주주와의 소통 명목의 웹사이트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발표한 것이다. 세간의 시선은 조카의 공세에 박 회장이 어떻게 응수할 지에 집중되고 있다.

박 상무는 지난 3일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발표했다. 그는 금호석화가 국내외 경쟁사와 비교해 우월한 수익 창출력과 영업성과를 내왔음에도 주주가치의 훼손이 발생해 지난 10년간 주가의 저평가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가 밝힌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하락의 구체적 요인은 △과다한 현금 보유 및 과소 부채로 인한 자본비용 증대 △낮은 배당성향 및 과다한 자사주 보유 등 비친화적 주주정책 △부적절한 투자의사 결정으로 인한 성장성 저하 등이었다.

박 상무는 해결책으로 △미래성장 경영 △거버넌스 개선 △지속가능 경영 등 기업체질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미래성장을 위해 박 상무는 과다한 자사주를 소각하고 계열사 상장 및 비관련 부실자산 매각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금호석화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 18.4%에 달하는 자사주와 아시아나항공 주식 등 비영업용자산(약 2000억원)을 보유 중이다. 이런 작업을 통해 확보된 재원으로 현재 10% 수준인 금호석화의 배당성향을 경쟁사 평균인 50%까지 확대해 주주가치를 정상화하고,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와 2차 전지나 수소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거버넌스 개선과 관련해서는 전문성과 다양성을 고려하여 이사진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 상무는 자신을 포함해 Min John K 덴튼스 리 외국변호사와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 총괄 대표 최정현 이화여대 공과대학 환경공학교수를 사외이사로,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오피스 대표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한 바 있다.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서는 기업경영 전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를 내재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ESG 전담부서를 운영한다는 방안도 내놨다. 이는 ESG에 민감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를 염두에 둔 제안으로 평가된다. 현재 박 회장(6.69%)과 그의 자녀인 박준경 금호석화 전무(7.17%)와 박주형 금호석화 상무(0.98%)의 지분율은 14.84%로 박 상무의 지분율(10.0%)을 앞선다. 금호석화 지분 8.16%를 보유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표 향방은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상무는 “코로나 특수로 창사 이래 최고의 영업성과를 낸 지금이야말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며 “금호석화의 개인 최대주주이자 임원으로서 오로지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절실한 마음으로 주주제안을 심사숙고해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 경영진과 이사회가 이런 주주제안에 대해 성실히 검토하고 모든 주주들과 투명하게 소통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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