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고양이’ 만들지 않는 법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6.10 11:00
  • 호수 16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려묘도 적절한 운동 하지 않으면 질병 위험

반려견 운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함께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는 보호자가 늘고 있다. 산책은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기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동시에 비만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효과도 있다. 

이렇게 산책이 가능한 반려견에 비해 대부분 실내에서 생활하는 반려묘의 경우 운동을 어떻게 시켜야 할까. 고양이도 개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운동이 필요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으면 비만으로 이어져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고양이 비만은 당뇨병, 쿠싱병 등 호르몬성 질환뿐 아니라 관절염, 고혈압, 지방간, 하부요로질환 발생 확률을 높인다. 

ⓒpixabay
ⓒpixabay

고양이는 개와 달리 사냥 본능을 갖고 있다. 야생이나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의 경우 먹이 활동 또는 사냥놀이를 하면서 이런 본능을 충족하고 에너지를 소비한다. 하지만 실내 생활을 하는 반려묘의 경우 보호자가 주는 밥을 먹는다. 먹이 활동의 필요성이 없어지고, 바깥에 비해 자극이 없고 많은 것이 제한된 단조로운 환경은 사냥 본능을 자극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 섭취하는 칼로리에 비해 소비되는 에너지가 줄어 비만으로 이어지기 쉬운 것이다. 

고양이 비만 관리를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먹는 것을 적정량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에너지 소모가 많지 않은 반려묘가 하루 필요한 영양분 외에 과다한 칼로리를 섭취하면 지방으로 축적되어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통 비만의 정도를 평가할 때 BCS(Body condition scoring)를 통해 단계를 분류한다. 만약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반려묘의 전체적인 몸을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복부가 볼록하게 튀어나온 형태라면 식이 조절을 통한 체중감량이 필요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환경을 변화시켜 활동량을 늘려주는 것이다. 실내는 실외에 비해 공간이 좁고 놀잇감이 부족하기에 가만히 두면 활동량이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을 수직으로 오르내릴 수 있는 캣타워나 기구를 통해 구조를 변화시키고,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난감이나 캣휠 등 놀이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다. 

 

산책은 고양이에게 적합하지 않아   

환경을 변화시킨다고 해서 스스로 운동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고양이는 움직이는 것에 대한 흥미가 많다. 이런 고양이의 사냥 본능을 일깨우는 보호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낚싯대 장난감으로 고양이의 본능을 자극하며 적절히 놀아주면 좋다. 자신의 반려묘 성향과 흥미 지속 시간을 잘 관찰해 놀이 시간을 적절히 조절해야 하고, 흥미가 떨어지면 새로운 장난감으로 바꿔주는 것도 추천한다. 

간혹 고양이를 운동시키겠다며 목줄을 하고 산책을 시키는 사람이 있다. 이는 개와 다른 고양이의 습성을 이해하지 못한 행동이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며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면 불안과 스트레스를 받아 몸을 숨기려 한다. 또한 수평적인 움직임 기반의 운동을 하는 개와 달리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움직임을 보이는 고양이에게는 산책이란 운동이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