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새 거리두기 어떻게 달라지나…‘공든탑 무너질까’ 우려도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1.06.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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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자영업자 숨통 트였지만…‘델타 변이’ 확산 속 휴가철 겹치면서 비상
27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식당 앞에서 시민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식당 앞에서 시민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7월부터 방역 수칙이 일부 완화된 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적용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큰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체계 개편을 반기는 모습이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고, ‘델타 변이’로 전 세계가 다시 긴장감에 휩싸이면서 일각에서는 방역 완화에 대한 우려도 교차하고 있다.

 

새 거리두기 D-3…7월부터 백신 접종자 마스크 벗어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는 7월1일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다.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단계가 적용된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연착륙을 위해 각 지자체는 7월14일까지 2주간 이행 기간을 두기로 했다. 지난 20일 거리두기 개편안 발표 이후 달라진 방역 상황과 현장의 건의 사항들을 반영해 수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6인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하고 자정까지 유흥시설 및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할 수 있다. 비수도권은 8인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하고 제주는 6인까지 허용한다. 대구는 추후 구체적인 시행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충남을 비롯한 새 사회적 거리두기 시범 적용 지역은 별도의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없다.

이 외에 방역 수칙들은 기존 개편안 발표 내용과 같다. 1일부터 수도권에서는 수 개월째 영업을 못 한 유흥시설이 다시 문을 열고, 식당·카페는 자정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사적모임은 1~14일엔 6명까지, 이후엔 8명까지 가능하다. 비수도권 대다수 지역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과 더 가까워진다. 비수도권 다중이용시설은 이용 인원 기준만 지키면 원하는 시간까지 문을 열 수 있다. 1~14일엔 8명까지 만나다가 이후엔 인원 제한 없이 모여도 된다.

아울러 7월부터 백신 접종자 ‘인센티브’도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사적모임이나 각종 행사, 실내·외 다중이용시설 인원 제한 기준에서 빠진다. 1·2차 접종자 모두 실외 마스크 미착용이 허용된다. 단 집회와 공연, 야구장과 축구장, 놀이공원, 시장 등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곳은 실외라 해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이번에 시행되는 새 거리두기는 지난해 3월 정부 차원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이후 가장 과감한 방역 완화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식이나 모임을 할 수 없었던 시민들이나 영업 제한 등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은 이제 숨통이 좀 트이게 됐다는 반응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 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사회적으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누적되고, 국민적인 피로감도 함께 존재한다”며 “4개월 이상 사회적 거리두기 전환을 연기하면서 상황을 지켜봤지만 예방접종이 어느 정도 확대되면서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줄어드는 등 위험도가 낮아지고, 우리 의료체계 여력상 하루에 1000명 정도까지의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외국인들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2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외국인들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델타 변이’에 ‘델타 플러스’까지…방역 완화 괜찮을까

방역 완화 기대감 속에 우려도 교차한다. 특히 최근의 국내 확진자 발생 규모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같은 위기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연속 6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 5월17일 6일 연속 이후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주말이었던 전날 0시 기준 614명의 신규 확진자 수는 4월25일 644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달 들어 일요일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6일 556명, 13일 452명, 20일 429명, 27일 614명이다.

국내 발생 사례를 보면 영어학원, 학교, 실내체육시설, 종교시설, 식당 등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방역수칙 완화와 달리 현재 수도권 감염병 상황은 위험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전파력이 알파 변이 바이러스보다 40∼60%, 델타 플러스 변이는 델타보다 50%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해 해외 확산에 이어 국내 유입이 확대될 경우 재확산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역 완화를 골자로 한 새 거리두기가 코로나19 확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가 전파력이 강한 게 문제인데 백신 1차 접종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면서 “교차 접종을 통해서라도 2차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두기는 적어도 한 달 정도 유예기간을 두고 상황을 보면서 방역수칙을 완화하거나 기존 지침을 수정해야 한다”면서 “(접종자) 야외 마스크 미착용 허용도 제일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29일 수도권의 방역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윤태호 중앙사고수습 방역총괄반장은 “원래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대책본부 회의는 수요일(30일)로 돼 있는데, 이번 주는 화요일(29일) 주재하기로 했다”며 “수도권 지자체별 방역대책과 관련해서 발표하고 중대본에서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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