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직 던진 ‘安핵관’…안철수 ‘팽’ 시그널?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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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국당 합당 막판에 터진 공동정부 ‘난기류’
지방선거 앞두고 尹vs安 세 대결 고개 드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간 ‘공동정부’ 구상이 난기류에 휩싸였다. 안 위원장 측 핵심 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인수위 전격 사퇴를 결정하면서다. 단일화 결정 이후 물밑에서 이어져오던 양측의 신경전이 내각 인선을 계기로 표면화했다는 평가다.

인수위 내홍에 따른 불똥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 문제로 번질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양당은 “공동 선언만 하면 될 정도”로 합당에 상당한 진전을 이룬 상태로 알려졌으나, 6‧1 지방선거 공천 문제 등을 두고 막판 기싸움의 기류도 감지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두 세력 간 지분 싸움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왼)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시사저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왼)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시사저널

110석 국민의힘, 3석 국민의당의 ‘동상이몽’?

12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양당 간 합당 협상은 사실상 종결됐으며 최종 결정만 남겨둔 상태로 알려졌다.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양당 간 합당 시점과 관련해 “당 대표 주도 하에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이고 상당히 진행됐다”고 언급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전날 최고위원회에 양당 합당 관련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다만 국민의당 내에선 합당을 두고 복잡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양당의 합당 이후 곧바로 6‧1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몫을 챙기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지되면서다. 국민의당은 안 위원장과 윤 당선인 간 공동정부 구상에 맞춰 공천관리위원회와 당 지도부 구성에 상당한 지분을 요구했으나, 2명의 공관위원 자리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안 위원장과 윤 당선인은 대선 직전 “원팀이 될 것”이라며 극적으로 손을 잡았지만, 양당 간 화학적 결합은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안 위원장 예우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라는 후문이다. 안 위원장과의 극적인 단일화가 대선 승리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는지 확신할 수 없는데다, 국민의힘(110석)에 비해 국민의당(3석)의 규모가 대등한 수준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연합뉴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연합뉴스

공동정부에 없는 ‘안철수의 사람들’…2차 내각 인선은 다를까

이 같은 양당의 물밑 신경전이 전날(11일) 이태규 의원의 인수위 사퇴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단일화 논의 당시부터 결정적 역할을 해 온 안 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뚜렷한 이유 없이 인수위 사퇴를 결정하진 않았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윤 당선인 중심의 인수위 운영과 내각 인선에 대한 안 위원장 측의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것이란 해석이다.

당초 안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내각 참여를 포기하고 당 복귀를 선언하면서 “능력 있는 분들을 장관 후보로 열심히 추천하고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 신임 내각에 안 위원장 측 인사가 다수 포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으나, 지난 10일 발표된 1차 내각 명단에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는 모습. (왼쪽부터, 수어통사역사 제외) 원희룡 국토교통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이종섭 국방부, 이창양 산업통상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종호 과학기술정통부 후보자.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는 모습. (왼쪽부터, 수어통사역사 제외) 원희룡 국토교통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이종섭 국방부, 이창양 산업통상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종호 과학기술정통부 후보자. ⓒ 연합뉴스

이태규 의원 본인도 행정안정부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윤 위원장은 “정치인은 배제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안 위원장의 공동정부 요구를 사실상 윤 당선인 측이 거절한 것이란 반응까지 나왔다. 안 위원장도 1차 내각 인선 발표 당일 “윤 당선인 본인이 판단하기에 최적의 사람을 선택하지 않았겠나. 인사에 대한 책임은 인사권자가 지는 것”이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당장 관심은 오는 13일로 예상되는 2차 내각 인선에 쏠린다. 윤 당선인은 오는 15일까지 나머지 10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을 마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안철수계 인사들이 얼마나 입성하는지가 양측의 갈등 봉합을 판가름할 시험대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최진석 전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의 교육부총리와 중소벤처기업부 입각 카드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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