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차 내각 마무리…이번에도 코드는 ‘서육남’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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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인선 50대 3명·60대 4명…한동훈, 유일 40대
1기 내각 16개 부처 중 7개 부처가 서울대 출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대통령 비서실장과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을 발표했다. 지난 10일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지명에 이은 2차 발표다. 법무부 장관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명하는 등 ‘깜짝 인선’을 시도했다는 평가다. 동시에 현직 국민의힘 의원을 적극 기용하며 안정적인 인사청문회 통과를 꾀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다만 이번에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측 인사들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사실상 양측의 ‘공동 정부’ 구상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인철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을 지명했다. 법무부 장관에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환경부 장관엔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해양수산부 장관에 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는 이영 국민의힘 의원을 발탁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엔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임명됐다.

이번 2차 인선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검찰 재임 시절 SK 분식회계 사건과 대선 비자금 사건, 현대차 비리 사건, 외환은행 매각 사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을 함께 수사한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당초 한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장 후보 하마평에 올랐으나, 이날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깜짝 발탁됐다.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 발탁 배경에 대해 “절대 파격 인사는 아니다”라며 “법무 행정의 현대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사법 시스템 정립에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창한 영어 실력과 다양한 국제 업무 경험을 갖고 있다”며 “제가 주문한 것은 경제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무 행정의 현대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사법제도 정비”라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내각 발표를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내각 발표를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한동훈으로 ‘파격’ 인사…‘안철수계’는 실종

윤 당선인은 1차 인선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각 후보자에 대한 발탁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교육부 개혁과 고등 교육의 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년 세대에게 공정한 교육의 기회와 교육의 다양성을 설계해 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대미 외교의 전략통으로 인정받는 분”이라며 “교착 상태에 빠진 우리 외교를 정상화하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책임과 연대를 다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거듭나게 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권영세 통일부장관 후보자를 두고는 “중도 실용 노선을 견지해왔다”며 “통일·외교 분야의 전문성과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는 물론이고 원칙에 기반한 남북관계 정상화로 진정한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판사 출신 법조인으로선 드물게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은 분”이라며 “명확한 원칙과 예측 가능한 기준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공직 인사와 행정을 구현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규제 일변도의 환경 정책에서 벗어나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행정 정책 설계한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해양 수산업 육성과 글로벌 물류 중심의 신해양 강국 밑그림을 그려낼 적임자”라고 언급했으며, 이영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벤처기업인 출신으로 대선 과정에서 저와 디지털 데이터 패권국가 비전을 함께 설계했다”며 “경제와 일자리의 보고인 중소벤처 기업이 한단계 더 도약·성장하도록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대기 비서실장 내정자에 대해선 “경제 전문가이면서 정무 감각을 겸비하고 있다”며 “다년 간의 공직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성공적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다만 2차 내각 명단에서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측 인사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안 위원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 최진석 전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각각 거론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약속했던 ‘공동정부’ 구상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장관 후보자 및 비서실장을 발표했다. 윗줄 왼쪽부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 외교부 장관에 박진 의원, 통일부 장관에 권영세 의원. 가운데줄 왼쪽부터 법무부 장관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환경부 장관에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아랫줄 왼쪽부터 해양수산부 장관에 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영 의원, 대통령 비서실장에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장관 후보자 및 비서실장을 발표했다. 윗줄 왼쪽부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 외교부 장관에 박진 의원, 통일부 장관에 권영세 의원. 가운데줄 왼쪽부터 법무부 장관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환경부 장관에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아랫줄 왼쪽부터 해양수산부 장관에 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영 의원, 대통령 비서실장에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 ⓒ 연합뉴스

尹 내각 도드라진 ‘서울대‧60대‧남성’ 코드

한편 2차 인선에 이름을 올린 후보자들의 평균 연령은 59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내각의 유일한 40대다. 이외에도 50대가 3명(이상민, 이영, 조승환), 60대가 4명(권영세, 김인철, 박진, 한화진)이다.

출생지별로는 서울(권영세, 박진, 이영)이 3명으로 가장 많다. 경상북도(김인철), 부산광역시(조승환), 대전광역시(한화진), 전라북도(이상민) 등이 각각 1명이다. 또 8명 중 학부 기준 서울대가 4명(권영세, 박진, 이상민, 한동훈), 고려대가 2명(조승환, 한화진), 한국외대 1명(김인철), 광운대 1명(이영)이다. 성별로는 여성이 2명(이영, 한화진), 남성이 7명이다.

현재까지 18개 부처 중 16명 장관 후보자의 인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윤 당선인의 인선 코드는 ‘서‧육‧남(서울대‧60대‧남성)’으로 요약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사 코드로 꼽힌 ‘서‧오‧남’에서 연령대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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