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가는 ‘리턴매치’…安은 분당갑, 李는 계양을 출마로 기울어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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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은 계양을 고사, 李는 분당갑 제외
이르면 오는 주말 대진표 성사될 수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20대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간 ‘리턴 매치’가 펼쳐지길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가 같은 지역에서 맞붙게 될 수 있다는 당초 관측과는 달리, 두 후보는 각각 경기 성남 분당갑과 인천 계양을 출마로 가닥을 잡은 상태로 알려졌다. 다만 두 지역 모두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두 후보가 나란히 보궐선거에 차출되는 것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위원장은 보궐선거 출마 결심을 굳히고 입장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6일 인수위 해단식 이후 거취 표명을 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자리에서 지역을 특정해 분당갑 출마 선언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왼)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왼)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연합뉴스

분당갑 전략공천으로 기운 安…“등판 초읽기”

당내에선 대선후보 급인 안 위원장과 이재명 고문 사이 정면 대결을 위해 인천 계양을 출마를 권유하는 목소리도 나왔으나, 안 위원장 측은 분당갑 전략공천을 바라는 분위기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안 위원장이 입장을 곧 밝힐 것”이라며 “안 위원장은 경기도 지방선거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 측도 안 위원장의 분당갑 출마에 힘을 실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전날 안 위원장의 계양을 차출론과 관련해 “도의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은 지난 2일 안 위원장을 만나 분당갑 출마를 직접 권유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대선후보급인 안 위원장을 험지로 꼽히는 계양을로 보낼 수는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경선 원칙을 강조해 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서도 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이 대표는 지난달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꽃가마를 태워드릴 순 없다”며 사실상 안 위원장의 경선 참여를 압박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는 전략공천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 시일 상 문제로 모든 지역에 경선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건 예고했던 부분”이라며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뒀다.

3월2일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 ⓒ 국회사진취재단
3월2일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 ⓒ 국회사진취재단

“험지보다는 꽃길”…李 출마 지역구로 계양을 가닥

민주당 내에선 이재명 고문의 추대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 고문의 출마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지지층은 물론 당 지도부 사이에서도 이 고문의 출마를 권유하는 분위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지방선거 상황이 많이 어려워지고 있어 이 고문의 직접 출마를 바라는 요구들이 있다. 그 부분을 열어놓고 지도부가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보궐선거 지역구 7곳 가운데 4곳의 공천을 확정했지만, 분당갑과 계양을 등의 공천은 보류한 바 있다. 두 곳 모두 이재명 고문의 출마 지역구로 유력하고 거론되는 지역이다. 이를 두고 이재명 고문의 등판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이 고문의 분당갑 출마 보다는 계양을 출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중론이다. 당 안팎에서는 경기도가 이 고문의 정치적 터전인 데다 안 위원장과의 정면 대결 성사를 위해 분당갑 출마를 권유하는 분위기지만, 지지층은 “이재명을 계양하라”며 계양을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낙선할 경우 후폭풍을 고려해, 험지로 꼽히는 분당갑보다는 민주당세가 강한 계양을 출마로 기운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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