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멀어진 신동주의 복귀…롯데家 ‘형제의 난’ 마무리?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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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계열사 지분 전량 매각…일본 경영권 분쟁에 집중?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연합뉴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연합뉴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자회사인 롯데서비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동안 꾸준히 시도해온 경영 복귀에서 한 발 멀어졌다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그가 경영권 분쟁을 계속해서 이끌어나갈지 여부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달 말 일본 롯데홀딩스 자회사 롯데서비스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신 회장이 롯데서비스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추진한 ‘풀리카(POOLIKA)’ 사업과 관련해 “사업 실행 판단 과정에서 현저하게 불합리한 점이 있어 실행하지 않았어야 했다”며 4억8000만여 엔(한화 약 47억원)을 사측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풀리카 사업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15년 신동주 회장이 일본 롯데서 경영권을 잃는 계기가 됐다.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상품진열 상황을 마케팅용 정보로 가공해 제3의 회사에 판매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사업은 점포의 동의 없이 기획되면서 무단 촬영 등의 논란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일본 롯데 경영진의 내부 반발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로 신동주 회장은 2015년 1월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위반 등으로 일본 롯데와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부동산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신동주 회장은 이듬해인 2016년부터 7차례에 걸쳐 롯데홀딩스에 자신의 경영 복귀 안건을 주주제안 형식으로 제기해 왔다. 결과는 전패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손해배상 소송에서마저 패소하며 신동주 회장의 경영 복귀는 점차 요원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동주 회장이 지난해부터 롯데지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쇼핑 등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을 약 1조3700억원에 매각했다는 점과 연관 지어서다.

다른 한편에서는 ‘형제의 난’의 불씨가 여전하다는 의견도 비등하다. 신동주 회장이 자신이 지배하는 광윤사(50.2%)를 통해 롯데홀딩스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신동주 회장의 국내 계열사 지분 매각을 일본 내 경영권 분쟁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신동주 회장은 일본어로 운영되는 ‘롯데의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홈페이지를 통해 꾸준히 경영권 분쟁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암시해왔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그는 부친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기일인 지난 1월19일에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롯데의 상황은 2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더욱 엄중해지고 있다”며 “올해도 롯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경영권 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달 18일에도 신동빈 회장을 비판하며 “진정으로 롯데와 고객, 종업원 등 관계자를 위한 경영을 되찾지 않으면 안 된다”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재계의 이목은 신동주 회장이 올해도 경영 복귀를 위한 행보에 나설지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그는 2016년 매년 4월 롯데홀딩스 주총을 앞두고 자신의 경영 복귀를 위한 주주제안을 해왔다. 다만 올해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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