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앞으로!] 호남은 ‘이낙연·양향자’, 충청은 ‘尹心’이 변수로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5 11:05
  • 호수 1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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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민주당 전 의석 석권 노리지만 野 분열·신당 가능성도
충청은 다수의 대통령실 참모들 출마 거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호남과 충청 지역 등에서 출마 예정자들의 치열한 물밑 경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전북의 유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의 절대 강세 지역으로, 민주당은 호남 전체 의석 석권과 이를 발판으로 한 제1당 유지를 최대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총선을 6개월 남짓 앞둔 시점에 적잖은 지역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주목된다.

ⓒ시사저널 포토·연합뉴스

광주 광산을이 최대 격전지…5개 정당 맞붙을 수도

우선 거론되는 총선 변수는 ‘현역 물갈이 폭’이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전북에서는 ‘정권 심판론’과 함께 ‘현역 심판론’ 여론 또한 비등하다. 현역 의원들의 정치력 부재와 중앙정치에서의 존재감 약화 등이 꾸준히 입살에 올랐다. 21대 총선에서도 광주·전남 지역 18명의 지역구 의원 중 광주 7명, 전남 8명 등 모두 15명, 비율로는 83%가 새 얼굴로 교체됐다. 현역 교체론이 힘을 받을 경우 적게는 5∼6명, 많게는 10명 안팎이 물갈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현역 교체를 위한 무리한 공천을 할 경우, 지역 정치권의 거부감이 클 뿐만 아니라 공천 잡음으로 무소속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도 있다”며 “공천(룰)은 그야말로 시한폭탄”이라고 강조했다.

‘제3지대 신당’을 통한 야권발(發) 정계개편도 호남 지역의 변수 중 하나다. 특히 민주당 출신으로 광주 서구을이 지역구인 양향자 의원이 주도한 신당 한국의희망이 호남 지역에 어느 정도 파급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양 의원은 이미 광주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외에도 아직까지 실체는 없지만, 계속 거론되는 민주당계 신당설(說)도 간과하기 어렵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신당을 창당해 광주에 출마할 가능성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거야(巨野) 민주당의 당내 역학구도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우선 이재명 대표 체제가 내년 총선까지 계속 유지돼 공천권을 행사할 것인지가 불확실한 가운데 호남 현역 의원과 정치인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친명(親이재명) 대 비명(非이재명)’ 또는 ‘친낙(親이낙연) 대 반낙(反이낙연)’ 전선도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친명 정치인과 현역 의원 사이에서 미묘한 파워게임마저 감지된다. 강성 친명계 정치인들이 이 대표의 의중, 이른바 이심(李心)을 앞세워 지역구 점령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대표의 법률 특보로 이 대표의 방패나 다름없는 박균택 법무법인 광산 변호사가 광주 광산갑 출마를 위해 출판기념회 등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이다.

반대로 미국에서 귀국한 이낙연 전 대표가 호남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지역 정치권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직접 총선에 나설 가능성, 또는 호남 기반의 친낙계 신당 창당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호남 내 올드보이들의 행보도 지역 내 적잖은 긴장을 가져오고 있다. 목포와 해남·완도·진도 출마를 저울질하던 4선 국회의원 출신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최근 해남에 전입신고를 마쳤다. 여기에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6선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 3선 출신 장병완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고,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강운태·이용섭 전 광주시장, 대학 총장 출신 양형일 전 의원 등 중진들이 최근 호남에서 직접 링에 오르려 하거나 일부는 신예들의 정치적 멘토를 자청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불모지 호남에서의 교두보 마련도 이번 총선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대선의 여세와 ‘서진(西進) 정책’ 등을 통해 호남에서 최소 1~2석의 정치적 발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야당의 텃밭에서 칼을 갈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이정현 지방시대위 부위원장,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을 당협위원장) 등이 태풍의 눈으로 이변과 기적을 일궈낼지가 관심이다.

호남 내 최대 격전지로는 양향자 의원이 현역인 광주 서구을이 꼽힌다. 민주당 내에서만 비례대표인 김경만 의원을 비롯해 친명계 인사인 양부남 법률위원장, 그리고 천정배 전 대표 등이 이곳을 노리고 있다. 아울러 정의당 비례대표인 강은미 의원, 국민의힘 이정현 부위원장 등도 이 지역에서 자천타천 거론되며 최대 5개 정당이 맞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사저널 포토·연합뉴스·페이스북 캡처

충청, ‘정진석 vs 박수현’ 리턴매치 성사될 듯

내년 총선 충청권에서 가장 주목되는 요소는 역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과 새롭게 등장한 윤심 후보 간 경쟁, 또 민주당 현역 의원의 지역구 탈환에 나서는 여당 후보의 도전 등이 관전 포인트다. 충남 홍성·예산에선 이미 몇 달 전부터 당내 인사들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충남에서만 4선을 지낸 홍문표 의원이 이 지역을 지키고 있지만, 예산이 고향인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해부터 지역에 부쩍 자주 출몰하면서 출마설이 돌았다. 강 수석은 주말 등에 빈번히 지역 행사에 참석해 수석 명함을 돌리고, 행사장에 대통령 봉황기를 보내 사전 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다수의 전·현직 대통령실 참모가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북 청원 출신인 서승우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도 고향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은 변재일 민주당 의원이 지난 17대부터 21대까지 내리 5선을 기록한 아성이다. 당내에선 홍보 전문가인 김수민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어 경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용산 대통령실 1호 출사표를 던진 이동석 전 홍보수석실 행정관은 고향인 충북 충주에서 출판기념회 등을 열며 이미 총선 행보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충주는 3선의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지역구를 지키고 있어 당내 경쟁이 불가피한 지역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당내 역학 구도 등으로 인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대표적인 비명계로 이재명 대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김종민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과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 지역구에선 각각 황명선 전 논산시장, 허태정 전 대전시장 등 당내 인사들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또 보좌진 성추문 논란으로 민주당에서 탈당한 박완주 무소속 의원의 충남 천안을 출마 여부가 관심사인 가운데 민주당 소속 양승조 전 충남지사의 출마설이 돌고 있다.

충청 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선 다시 한번 여야 양당의 운명의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김기현 대표 체제 직전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현역 정진석 의원이 6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초대 대변인을 거쳐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까지 역임한 박수현 전 수석이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서 세 번째 대결이 성사될 전망이다. 2016년 총선과 2020년 총선 때도 두 후보가 맞붙어 모두 정 의원이 승리했으나, 결과는 각각 3.17%포인트와 2.22%포인트 차이에 불과한 대접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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