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위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7000억원대의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최종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였다. 2021년 말 첫 파산 위기에 처한 이래 헝다는 경영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2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헝다는 전날 공시를 통해 이날까지 지급해야 할 역내 채권에 대한 원금‧이자 40억 위안(약 7327억원)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헝다 측은 “채무 상환을 피하지 않는다는 기본 전제하에 적극적으로 채권단과 협상하고 조속히 채권단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이라면서 “법에 따라 채권단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또 헝다는 기대를 밑도는 부동산 판매 실적을 이유로 당초 25~26일 예정됐던 주요 해외 채권단 회의를 취소했다. 헝다는 현재 317억 달러(42조4000억원) 규모의 역외 채권 재조정을 위해 채권단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합의를 하지 못하면 채권단이 청산을 추진할 수 있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헝다는 지난 24일 별도 공시를 통해 헝다부동산그룹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신규 채권을 발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헝다는 지난 8월 정보 공개 의무 위반과 관련한 혐의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악재로 인해 전날 홍콩증시에서 헝다 주가는 전장 대비 20% 이상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그 영향으로 홍콩의 항셍지수도 1% 이상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