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데 대해 “정치 편향적 일부 판사들에 의해 사법부가 오염됐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법원의 기각 결정 직후 “결국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고 첫 메시지를 내놓았다. 불과 사흘 전 김 대표가 “개딸은 한 줌”이라며 낮잡은 발언과 맞물리면서 국민의힘의 ‘사법부 탓’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 영장 기각 직후부터 사법부, 특히 기각 결정을 내린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편향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 의원총회에서 “사법부가 정치 편향적 일부 판사들에 의해 오염됐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난 날”이라며 유 부장판사를 겨냥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법관으로서의 기본적 윤리조차 지키지 않고 있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국민에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유 판사의 정치 편향적 궤변으로 정의와 상식이 잠시 후퇴했지만, 국민의힘은 상식이 통하는 나라, 정의로운 나라, 법 앞의 평등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공정한 나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겠다. 영장 기각이 당연히 무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마치 기각이란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결정한 것처럼 앞뒤 논리도 맞지 않는다”며 “법원의 판단이 순수하게 법리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민주당과 강성지지층 압력에 굴복한 결과라는 생각을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 역시 판사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요즘 정치적 사건에서 (판사의)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어 어떤 판사를 만났느냐에 따라 저희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즉 유 부장판사가 제1야당 대표라는 이 대표의 지위와 강성 지지층 ‘개딸’의 압력에 휘둘려 부당한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이 대표 기각 결정에 대한 첫 논평에서부터 “결국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며 “추상같이 엄중해야 할 법원의 판단이, 고작 한 정치인을 맹종하는 극렬 지지층에 의해 휘둘렸다는 점에서 오늘 결정은 두고두고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불과 사흘 전인 24일 김기현 대표의 이른바 ‘한 줌 개딸’ 발언과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김 대표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후 민주당 안팎에서 ‘가결표 색출’ 움직임이 이는 데 대해 “한 줌 흙에 불과한 개딸들이 아무리 버텨봐야 찻잔 속 태풍”이라고 낮잡아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 정상화를 향한 도도한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잔당들의 저항은 당랑거철(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 것)일 뿐”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지난 25일 민주당은 소속 의원 168명 중 161명과 당원 및 지지자 약90만명이 참여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사법부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구민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