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없는 안전한 경남교육 만들 것…신속 징계 강조”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7.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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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교육감 對도민 사과
경남 김해와 창녕 학교 화장실에서 교사들 연이어 몰카로 불법 촬영

“강력한 징계와 빈틈없는 점검으로 성폭력 없는 안전한 경남교육을 만들겠습니다.”

7월 20일 오후 2시 경남교육청 브리핑룸. 굳은 표정의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학교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해 “경남교육을 믿고 지지해 주신 도민과 학부모님께 교육감으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경남도민과 교육가족이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성폭력 근절 및 재방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교육감은 10여 분간 준비한 회견문을 읽으며 두 번 단상에서 고개를 90도로 숙였다. 이날 박 교육감은 최근 김해와 창녕의 학교 화장실에서 교사들이 몰카로 불법 촬영을 한 범죄가 드러나면서 대도민 사과를 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사진 가운데)이 20일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학교 성폭력 관련 대도민 사과 회견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경남교육청
박종훈 경남교육감(사진 가운데)이 20일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학교 성폭력 관련 대도민 사과 회견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경남교육청

김해중부경찰서는 지난달 24일 김해 한 학교 여자 화장실 변기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40대 교사 A 씨를 구속했다. A 교사는 이전 근무했던 학교와 수련원 등에서도 불법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에서는 A 씨를 비롯해 창녕 한 학교에서도 지난달 26일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30대 교사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 교사는 현재 불구속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박 교육감은 “성폭력 사안에 대해 신속하고 강력한 징계가 이뤄지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그는 “성폭력 사안이 발생할 경우 ‘성폭력 징계 신속처리 절차’를 적용해 수사기관의 처분 통보 전이라도 자체 조사를 통해 무관용 원칙으로 신속히 징계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남교육청은 현재 검찰의 ‘공무원 범죄 처분 결과’ 통보 후 감사관 조사를 통해 징계 의결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성폭력 사안은 검찰의 처분 결과 통보 전에도 징계 절차를 신속히 진행한다는 것이다.  

불법촬영 카메라에 대해서는 “수시·불시 점검체계를 구축하겠다”며 ‘디지털성폭력 안심점검단’을 운영해 수시 및 불시 점검체계를 보다 신뢰성 있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성폭력 사안 처리 전담기구인 ‘성인식 개선팀’을 ‘성인식 개선 담당’으로 확대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박 교육감은 “임기제 사무관, 상담사 등 전문인력을 증원해 성폭력 관련 업무 전담기구의 기능과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또 “폭력 예방을 위한 신고·접수 창구 및 교육자료 제공을 위해 ‘(가칭)폭력 예방 종합지원 플랫폼’도 내달 말까지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따뜻한 관심과 세심한 배려를 당부한다”며 대도민 사과를 마무리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경남교육청이 사건 발생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 원인 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경남교육청의 대응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박 교육감이 여론의 질타를 피하기 위해 사과했다”고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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