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인터뷰] 송영길 “오세훈에 역전 가능…부동산·내로남불에서 저는 자유로운 후보”
  • 구민주·김종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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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출마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독주하는 尹 견제할 필요…‘송영길 백신’ 맞아야 尹 정부 성공”
“오세훈 1년 간 한 일 없다…오세훈은 尹에 쓴소리-견제 못해”
5월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청 인근 선거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현
5월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청 인근 선거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민주당이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올해 3월 대선에 이어, ‘부동산 실패’와 ‘내로남불’로 세 번째 심판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 두 가지로부터 모두 자유로운 송영길이야말로 서울시장 적임자”라고 말했다. 송 후보는 5월3일 서울시청 인근 선거 사무실에서 진행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이 어려운 선거에 뛰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자신을 “부동산 솔루션을 갖고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도 강조했다. 송 후보는 “유엔 5본부 서울 유치를 임기 내 성사시켜, 서울을 국내 지방 도시가 아닌 런던·파리 등 세계적 도시들과 경쟁하도록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왜 송영길 서울시장이어야 하는가.

“저는 우리 당을 선거에서 패배하게 만든 부동산 문제, 그리고 내로남불 프레임에 하나도 걸리지 않는 사람이다. 당대표 되자마자 부자감세라는 내부 비판을 뚫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완화를 강하게 주장해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로 부동산 투기 논란이 제기된 우리 당 의원 12명에 즉각 탈당을 권유하기도 했다. 부동산 문제를 두고 문재인 정부와 일관되게 싸워 온 사람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도 지금껏 집 한 채, 땅 한 평 산 적 없다. 아들도 군대에 다녀왔고 아빠찬스도 전혀 없었다. 내로남불에 걸릴 거리가 없다. 여기에 ‘누구나집(3%대 이자로 10년간 분양가의 10%를 내고 살다가, 10년 후 최초 분양가로 매입할 권리를 제공)’이라는 확실한 부동산 솔루션도 갖고 있다. 이러한 부분이 선거 전까지 시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가 닿을 거라고 확신한다.”

여론조사상 오세훈 서울시장과 적잖은 격차가 난다. 역전극 가능한가.

“우리 당 경선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된 데 아쉬움이 크다. 늦었지만 지금부터 시민들을 정성스럽게 만나고 TV토론도 하다보면 남은 한 달 안에 충분히 반전을 이룰 거라 본다.”

경선 과정에 잡음이 좀 있었다. 출마를 두고 정치적 과욕이라는 비판도 거셌는데.

“후보로 확정되기까지 정치 인생에 이런 모멸감은 처음 겪어봤다. 개인 욕심이었다면 왜 의원직 사퇴하고 이기기 어려운 선거에 나왔겠나. 국회에 남았다면 국회의장도 할 수 있는 선수(選數)였다. 그런데 출마할 사람도 마땅한 대안도 없기에, 장판교의 장비 같은 심정으로 나온 것이다. 제가 언제 전략공천을 해 달라 요구한 적 있나. 경선하면서 저를 불쏘시개로 쓰라고 했는데 이렇게까지 핍박을 하나 서운함이 컸다. 수천 명 지지자들의 응원과 후원으로 이를 버텼던 것 같다. 여기에 서울시의원 41명이 공개 지지선언을 해줘 더욱 힘을 얻었다. 차기 공천을 앞두고 한창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 눈치를 봐야할 시기에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너무 고마웠다.”

국민의힘에서는 ‘인천 출신’이라는 점을 두고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서울과의 연고는 충분하다. 서울서 대학을 나와 서초구 사법연수원을 다녔고 관악구 봉천동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부인은 서울 토박이다. 무엇보다 지난 25년 간 여의도 국회에서 직장 생활을 하지 않았나. 윤석열 당선인은 부친 고향이 충청도라는 이유만으로 ‘충청의 아들’이라며 선거를 치렀는데 그보다는 연고가 훨씬 깊지 않나. 다 떠나서 인천은 서울과 함께 메가시티로 묶이는 같은 생활권이기도 하다.”

또한 국민의힘에선 정부와 발 맞춰 갈 힘 있는 여당 서울시장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어차피 일을 하려면 국회가 법을 개정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 민주당이 적어도 향후 2년간은 제1당 아닌가. 서울시민들에게 법 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제도개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오히려 저다. 당장 윤석열 정부에선 KDB 산업은행 서울 본점을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한다. 오세훈 시장은 이를 못 막지만 송영길은 막을 수 있다. 본점을 서울시에 둬야 한다는 현행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어차피 옮기지 못한다. 힘 있는 민주당이 오히려 일을 막을 수 있고, 일을 되게 할 수도 있다.”

5월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청 인근 선거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현
5월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청 인근 선거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현

“유엔5본부 유치, 尹 사드 추가 배치보다 비용 적고 안보 불안도 해소”

1호 공약이 ‘유엔 제5본부 서울 유치’다. 이 공약이 왜 지금 서울에 필요하다고 봤나.

“윤석열 정부의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오죽했으면 이달 말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당선인 뿐 아니라 퇴임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려 하겠나. 남북관계를 관리해야 하는데 윤 당선인을 만나면 영양가가 없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남북 간 군사 긴장을 완화하고 서울 시민의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유엔본부는 꼭 필요한 존재다. 윤 당선인이 주장한 사드 추가 배치에 1조5000억원 비용이 든다. 그런데 유엔본부 유치는 8000억원으로 가능하다. 2만개 일자리도 추가로 만들어진다. 청년들에게도 유엔본부에서 경험과 경력을 쌓을 수 있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2호 공약으로는 ‘누구나 상가보증 시스템’을 발표했다. 어떤 내용인가.

“현재 서울시내 소상공인이 84만 명가량 된다. 이들 중 자기 상가가 아닌 임차한 이들이 80만 명 정도 된다. 이들이 내는 보증금과 임대료를 전세보증금으로 환산하면 인당 평균 약 3억5000만원이며 평균 금리는 6% 정도다. 이를 3%대로 낮추겠다는 게 바로 이 공약의 핵심이다. 시장이 되면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이자율 차별을 철폐하겠다. 이 경우 1인당 연 1300만원씩 이자 부담이 낮아지게 된다. 윤 당선인이 소상공인에게 10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공약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후퇴시키지 않았나. 이 부분도 제가 시장이 되면 정부가 잘 지급하는지 감시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서울시에서 계속 촉구할 계획이다.”

오세훈 시정은 어떻게 평가하나.

“평가하기엔 시간이 좀 짧긴 했지만 지난 1년 동안 특별하게 한 일이 없는 것 같다. 박원순 전 시장 지우기에만 열중했다. 박 전 시장이 잘한 것까지 다 지웠다. 어제(5월2일) 주민 800여명이 살고 있는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 다녀왔다. 오 시장이 취임 후 한 번도 여길 찾아오지 않았다고 하더라. 향후 TV토론에서도 오 시장은 분명 1년이란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오 시장이 지난 보궐선거 때 뭐라고 호언장담 했나. 이미 모든 게 준비돼 있다며 취임 첫날부터 바로 일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시간이 부족했다는 건 핑계다.”

이번 선거에선 오세훈 시장과 함께 윤석열 당선인까지 상대해야 하는데, 전략이 있나.

“서울시장 선거는 다른 17개 광역단체장 선거를 이끄는 대장선 같은 존재다. 윤석열 정부와의 한판 승부이자 지난 대선의 연장전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뽑은 국민 절반은 지금 마음 둘 곳이 없다. 0.73%포인트라는 적은 차로 이겼으면 겸손하게 국민통합 내각을 만들고 국회 추천 총리를 세우는 등의 행보를 보여야 하는데, 윤 당선인은 완전히 독주만 하고 있다. 선후배로 내각을 채우고 국민의힘도 윤핵관 아니면 배제해버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송영길이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는 것이 곧 국민 통합을 이루는 길이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엔 송영길이라는 백신 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유일한 광역단체장으로서 정부에 필요한 쓴 소리를 하겠다. 오세훈 시장은 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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