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인터뷰] 송영길 “이재명 뒷방 가두자는 건 이적 행위…선거 반드시 뛰어야”
  • 구민주·김종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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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출마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尹, 조국 공격해 인기 끌더니 훨씬 더 심각한 내각 꾸려”
“국가 안보 위협하는 청와대 이전 문제 국민투표 부쳐야”

 ☞ 「[심층인터뷰] 송영길 “오세훈에 역전 가능…부동산·내로남불에서 저는 자유로운 후보”」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5월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청 인근 선거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현
5월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청 인근 선거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헌법이 명시한 국민투표 요건인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사안은 검찰 수사권 분리가 아니라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이라고 꼬집었다.  송 후보는 5월3일 서울시청 인근 선거 사무실에서 진행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결정과 관련해 “국민과 소통한다더니 더 성(城)을 쌓고 있는 행태”라며 “서울시장이 되면 반드시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내각 인사와 관련해서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공격해 인기를 끌었던 분이 내각 전체를 조국 저리가라 하게 구성했다”며 꼬집었다. 

윤석열 인수위원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일단 준비가 부족했다. 정권교체라는 반사이익에 편승해 승리한 면이 크지 않나. 윤 당선인의 스타일도 공사 구분 없이 사적으로 자기와 친하면 확실하게 챙기고 봐주기 때문에 걱정이 크다. 논란이 좀 생기겠다 싶었는데 이렇게나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그렇게 공격해 인기 끌었던 분이 내각 전체를 조국 저리가라 하게 구성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에 대해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하자, 오히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거가 무엇인가.

“일단 헌법 72조에 명시된 국민투표 요건인 ‘국가 안위’와 더 관련이 깊은 사안이 바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이다. 국가 안보에 위협을 줄 만한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통령과 합참의장, 국방부 장관이 한 지역에 머물게 되는 것부터가 위험하다. 또한 대통령 전용 헬기장을 용산에 두고 기존 합참의장과 국방부 장관 헬기장은 노들섬으로 옮긴다는데, 여긴 시민들이 다 볼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다. 작전상 이동이 다 노출된다. 여기에 2028년부터 한강을 따라 ‘에어모빌리티’ 즉 나는 택시가 운행을 시작한다. 김포공항이 주 기지가 되고 강남까지 날아가게 될 텐데, 이것이 자칫 항로를 이탈해 용산 대통령 관저로 들어올 경우 적절한 대응이 불가하다고 한다. 워낙 거리가 짧아 대공포대가 이를 식별하고 요격할 수 있는 반응 시간이 안 나온다는 것이다. 국가 안보상 아주 심각한 문제다. 서울시장이 되면 이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다.”

국민과 더욱 소통하고 기존의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 아닌가.

“국민과 소통한다면서 더 성을 쌓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이미 지금 청와대에 연 80만 명이 방문했다. 유치원생들이 들어와 청와대 안에서 놀고, 문재인 대통령이 위에서 직접 손 흔들어주기도 했다. 이제 대통령도 없는 빈 공간을 구경하는 게 무슨 실감이 있겠나. 지난 달 문 대통령이 마지막 오찬 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본인이 광화문 시대를 만들겠다고 했던 건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을 옮기겠다는 거였지 영빈관을 옮기겠다는 얘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윤 당선인과 회동했을 때에도 영빈관만큼은 그대로 쓰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용산엔 외국 국빈들을 초청할 격식 있는 공간이 없다. 호텔에서 맞을 건가. 임대인이 국민이고, 대통령은 임차인 아닌가. 임대인 동의 없이 맘대로 집을 개량하려 하는 것과 다름없다.”

3월8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와 송영길 당대표가 인천 계양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3월8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와 송영길 당대표가 인천 계양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대선후보들 다 선거 나오는데 왜 이재명만 안 된다고 하나”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이재명 역할론’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대선 출마했던 사람들 다 지방선거 출마하고 있지 않나. 안철수 전 후보도 나온다 하고, 유승민 전 후보 경기지사 도전했었고, 홍준표 전 후보 대구시장 선거 뛰고 있다. 이낙연 전 후보도 차출론 계속 제기됐잖나. 그런데 왜 이재명 전 후보만 안 된다고 하나. 큰 표 차로 대패했다면 자숙의 시간이 당연히 필요할 텐데 너무 아쉽게 졌지 않나. 오히려 이 전 후보 덕에 대선 후 16만 명이 새로 당원으로 가입했다. 그런데도 이 전 후보를 뒷방으로 가둬두자는 건 국민의힘의 논리이며 이적행위다. 좀 열린 자세로 봐줬으면 좋겠다. 이 전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뛰어야 한다.”

86세대의 맏형으로서 최근 당 안팎에서 불고 있는 ‘86 용퇴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분명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일찍이 불출마 선언도 했던 것이다. 최근 누군가가 제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왜 송영길은 하산하자 해놓고 혼자 다시 등산하냐’고 했는데 제가 하산하자 할 때 그래서 같이 하산 했냐고 되묻고 싶다. 당시 뒤따라 불출마 선언한 사람 누가 있었나. 유일하게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를 결심했다. 우 의원만 저를 비판할 자격이 있다.”

임기를 마치는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꼽아 달라.

“인사가 가장 큰 과다. 조국 전 장관 뿐 아니라 윤석열·최재형이라는 두 야당 대선 후보를 배출하지 않았나. 얼마나 잘못된 인사인가. 제가 대통령이었다면 윤석열 검찰총장을 불러다가 야당 대선 후보와 검찰총장 중 하나만 택하라고 요구했을 것이다. 검찰총장직을 택한다면 임기를 확실히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했을 것이며, 그게 아니라면 당장 그만두라고 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워낙 절차를 강조하는 분이라 과감한 결단을 못 했던 것 같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부딪치며 괜히 갈등만 더 커진 측면이 있다. 부동산 문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나머지는 전반적으로 잘했다고 평가한다. 코로나19도 잘 대응했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최근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북한의 도발이 없지 않았나. 평화는 공기와 같다. 없어져 봐야 문 대통령이 얼마나 잘했는지 아마 실감하게 될 것이다.”

서울시장 후보 송영길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누구나집(3%대 이자로 10년간 분양가의 10%를 내고 살다가, 10년 후 최초 분양가로 매입할 권리를 제공하는 송 후보의 공약)’은 제가 8년을 고민해 만든 프로젝트다. 기회 주시면 서울시민에게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주겠다. 유엔5본부도 반드시 유치하겠다. 저는 주요 강국의 정치인들과 두루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국민 세비로 5선 하면서 각국과 의원 외교 많이 구축해놨는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면 정말 아깝지 않나. 기회를 주시면 임기 내 유엔5본부 유치 결의를 끌어내 역사적 사건을 하나 만들겠다. 지금 서울시민들은 세종시로 행정수도 옮긴다고 하고 KDB 산업은행도 옮긴다고 하고, 여러모로 피해의식이 있다. 이젠 지방과 싸우는 서울이 아니라 런던 파리 등 세계와 싸우는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 서울 시민의 글로벌 자부심을 찾아주겠다. 송영길 한번만 믿고 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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