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덩어리 ‘새싹 채소’는 우리만의 장점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8 11:00
  • 호수 169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타민·식이섬유·항산화물질 풍부하고 탄수화물 적어 혈당 조절에 도움

서구 국가에서는 거의 먹지 않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주로 먹는 대표적인 식재료가 바로 새싹 채소다. 채소의 씨앗을 며칠간 발아시켜 섭취하는 새싹 채소는 다 자란 채소보다 영양소가 3~4배 이상 농축돼 들어있다. 씨앗이 싹을 틔울 때 성장을 위해 필요한 영양소를 다량 생성 또는 합성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새싹 채소로는 콩을 싹틔운 콩나물과 녹두를 싹틔운 숙주나물이 있으며, 요즘에는 메밀싹, 순무싹, 브로콜리싹 등 다양한 새싹 채소를 접할 수 있다. 

새싹 채소에는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항산화물질 등 주요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새싹 채소는 싹트기 전의 씨앗이나 알곡에 비해 탄수화물 함량이 적어 당뇨병 환자나 전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새싹 채소는 불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해 위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대장에 도달해 유익균의 좋은 먹이가 되어 장 건강에 좋고, 혈액 속에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새싹 채소의 종류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다양하다. 콩나물에는 콩에 없는 비타민이나 아스파라긴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콩나물 머리에는 비타민B1, 몸통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며, 뿌리에는 숙취의 주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와 결합해 이를 제거함으로써 숙취 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긴이 풍부하다. 숙주나물은 녹두가 발아되면서 비타민A는 2배, 비타민B는 30배, 비타민C는 40배나 증가한 비타민의 보고다. 또한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는 플라보노이드, 철분과 카로틴 성분이 풍부하다.

메밀은 루틴이라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해 고혈압·당뇨병 환자에게 추천되는데, 메밀싹에는 루틴이 씨앗보다 27배나 더 들어있다. 또한 메밀싹은 아연·마그네슘 등 미네랄 함량은 씨앗의 4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식이섬유 함량은 씨앗의 2배나 되는 영양의 보고다. 무싹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있어 여성 폐경기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고, 비타민 B·A·E·C·K와 필수 아미노산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 브로콜리싹은 암 예방 성분인 설포라판이 다 자란 브로콜리보다 20배나 더 들어있으며, 항산화 비타민인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도 매우 풍부하다. 

ⓒ시사저널 박정훈
ⓒ시사저널 박정훈

냉장 보관하고 살짝 데쳐 먹어야

하지만 새싹 채소를 먹을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씨앗의 싹을 틔우는 데는 습하고 따뜻한 환경이 필요한데, 이런 환경에서는 대장균·살모넬라균 등 세균 증식이 잘 일어나기 마련이다. 새싹 채소는 익혀 먹기보다는 생으로 샐러드나 주스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새싹 채소는 되도록 신선한 것을 구입하고, 구입 후 바로 냉장 보관하며, 손을 잘 씻고 다듬는 것이 좋고, 먹기 전에 반드시 잘 세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으로 먹는 대신 살짝 데치거나 삶아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새싹 채소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새싹 채소는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항산화물질 등이 풍부해 건강에 좋고, 특유의 향이 입맛을 돋우므로 맛과 건강을 얻을 수 있는 건강식품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