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주민자치위 비리 사태 ‘확전’ 양상
  • 경기취재본부 윤현민 기자 (hmyun911@sisajournal.com)
  • 승인 2019.07.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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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협 이사장까지 연루…짬짜미 경품추첨 의혹 제기

경기 부천 심곡본동주민자치위 사태(시사저널 5월16일자 ‘부천 주민자치위, 불법과 탈세의 온상 오명’, 5월 22일자 ‘부천 주민자치위 수천만원 비자금통장 들통’, 5월 28일자 ‘부천 주민자치위 회계부정 사태는 보신행정 탓?’, 6월17일자 ‘주민자치위 기부금영수증 발급이 관행?…범죄 없었다 발뺌’ 기사 참조)가 확전 양상이다. 주민자치위원장 출신 신협 이사장 등 지역인사 연루설이 돌면서다. 이 과정에서 짬짜미 경품추첨, 선거자금 유입 의혹 등까지 불거졌다. 반면 해당 주민자치위원장은 관권 개입을 주장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이에 수사당국도 의심되는 모든 형사혐의 입증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경기 부천 심곡본동 주민자치위원장실 @윤현민 기자
경기 부천 심곡본동 주민자치위원장실 @윤현민 기자

지역신협 이사장 주민자치회비 유용 의혹

10일 경기 부천 소사경찰서에 따르면, 소사서는 지난 6월 3일 심곡본동으로부터 주민자치위원회 회계부정 의혹 사건을 접수해 같은 달 10일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하지만 수사 개시 한 달 넘도록 사건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 소사서 관계자는 “과거에 이뤄진 일까지 모두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조사할 자료는 방대한데 남아 있는 데이터가 없어서 지금은 답보상태”라며 “사건을 처음 받았을 땐 (수사기간을) 한 달 정도 잡았는데 앞으로 한 달은 더 걸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관계법령의 고소사건 수사기간 2개월을 꼬박 채울 수 있다는 얘기다. 특별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은 제45조에서 고소·고발사건 수사를 2개월 이내 마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기간 내에 수사를 끝내지 못할 경우 관할 지방검찰청에 수사기일연장 지휘 의견서를 제출해 담당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

이런 중에 지역 신협 이사장 A씨의 주민자치회비 유용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지난 2008~2010년 2대에 걸쳐 해당지역 주민자치위원장을 지냈다. 심곡본동 주민자치위원 B씨는 “지난해 신협 이사장 선거 때 A씨가 주민자치위원회 회비통장에서 그 때 그 때 필요한 만큼 출금한 뒤 다시 채워 넣는 방식으로 활용해 왔다는 얘기가 지역사회에서 공공연히 나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원래 선거라는 건 각종 유언비어가 나오기 마련이고, 주민자치위원장 자리를 떠난 지도 벌써 수년째라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섰다.

 

짜고 치는 경품추첨…1등 당첨자 신원미상 노숙인

지역축제 경품추첨 과정에서 짬짜미 거래 의혹도 나왔다. 부천시의회 의원 C씨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축제행사에서 경품 추첨할 때 보면 아무개는 몇 등 상품 이렇게 자기들끼리 사전에 미리 짜고 경품을 주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자치위원 D씨도 “2017년 펄벅축제 경품행사 당첨자 명단은 현재 남아 있지 않다”며 “이 중 1등 경품인 노트북 당첨자도 노숙인으로만 알려져 있고 당시 신분확인 절차조차 없었다”라고 했다.

앞서 심곡본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해 펄벅문화축제에서도 L 마트 등 7곳으로부터 17개 품목을 후원받았다. 그러나 이중 6개 품목은 실제 경품 수령과 일치하지 않았다. E 병원이 후원한 MRI 촬영권(45만원 상당) 5장 중 2장은 당첨자 현황에 없었다. L 마트의 노트북, TV겸용 모니터, 전기포트도 경품 수령자 명단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이밖에 선풍기와 에어프라이어도 각각 2개 후원받았지만, 1개씩만 경품으로 제공됐다.


위원장, 관권 개입 서명작업 나서

한편 해당 주민자치위원장 K씨는 관권 개입을 묻는 서명작업에 나섰다. 한 주민자치위원은 “지난 주 지역신협 이사장 A씨로부터 기념품을 받아가라는 연락을 받고 이사장실에 가보니 K씨가 그 자리에 있었다”며 “당시 K씨는 심곡본동 공무원이 자신의 위원장직 해촉을 종용했는지 여부를 묻는 서명지를 미리 준비해 놓고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라고 했다. 이에 K씨는 “그건 제 임의대로 한 것이니 알 것 없다”면서도 “서명은 위원장 해촉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는 심곡본동 공무원의 말이 맞는지 틀린지 주민자치위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뿐”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수사당국은 사실 규명을 위한 철저한 수사의지를 밝혔다. 소사서 관계자는 “이 사건은 관련자든 뭐든 형사적 부분이 의심되면 모두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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