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혁신리더] 정현성 “도시재생, 없애는 게 아니라 채우는 것”
  • 부산경남취재본부 변미라 기자 (sisa527@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8 16:00
  • 호수 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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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추픽추 부산 감천문화마을 문화리더 정현성씨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다. 도시는 도시대로, 지역은 지역대로 그 안에서 또 분화하고 있다. 지역만의 차별화한 DNA를 갖추지 못하면 인근 지역으로 빨려들어가기 십상이다. 살아남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도시재생을 명목으로 여러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더욱 그렇다.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기 위해 청년들이 나서고 있다. 지역혁신가, 크리에이터들이다. 남다른 시각으로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지방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시사저널이 이들 젊은이들을 만났다. 

매년 250만 명의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 한국의 마추픽추로 불리는 곳이 부산 감천문화마을이다. 성공 스토리의 숨은 공로자 중 한 사람이 바로 정현성 리더(31)다.

부산시 사하구에 위치한 감천문화마을은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정착한 마을로 부산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이다. 산자락을 따라 형성된 계단식 주거 형태와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바다가 인상적이다.

ⓒ 시사저널 변미라
ⓒ 시사저널 변미라

세월이 지나 점차 낙후된 전형적 달동네로 인식되어 왔지만 문화예술을 가미한 보존형 재개발이라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재탄생해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관광 100선, 2016년 대한민국 공간문화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멀리서 보면 빽빽하게 주택이 들어서 있는 전형적인 달동네 풍경이지만 골목이 누군가의 마당, 현관이 되는 정감 있는 마을이다. 148개 계단은 ‘별 보러 가는 계단’이라는 명칭이 생길 정도로 명성을 얻고 있으며 작은 박물관, 하늘마루, 평화의 집, 이야기가 있는 집, 감천의 물고기들, 추억의 그림자 등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모습 뒤로 많은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내실이 없다는 비판과 함께 주민들의 고용창출과 소득증대, 청년 고용창출, 입주업체와의 상생 등에서 더 많은 과제가 남았다는 지적도 있다.

대학 졸업 후 사하구청 도시재생 부서에 발령받아 감천마을과 인연을 맺게 된 정현성씨는 전국적인 추세인 원도심 개발과 관련해 “도시재생이란 낡고 오래된 곳을 없애고 새로운 모습으로 채워가기보다 시대에 맞게 재탄생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새롭게 채우는 자리는 청년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사람 중심으로 도시를 바라보며 진정성과 사명감을 가진 현장 전문가가 함께할 때 도시는 다시 태어나고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과 소득증대, 청년 고용창출로 돌아온다고 확신했다.

특히 그는 고용창출에 관심이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입주했던 청년들이 실망만 안고 나오는 일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샘물이 맑고 좋다고 해서 지역 명칭도 감천(甘泉)인 지역주민들과 이곳에 터전을 잡으려는 청년들의 삶이 좀 더 달달하게 보장되는 마을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는 새내기 공무원으로 감천마을과 함께 보낸 지난 3년을 돌아보며 “현실과 이상의 괴리”라고 표현했다. 열정으로 감천마을의 문을 두드리는 새로운 도전 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거창한 개발 프로젝트 못지않은 중요한 성공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감천마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에 강의를 다니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부산디자인진흥원 자문위원의 한 사람으로 도시재생사업과 청년 고용창출을 고민하고 있다. “청년들이 교육, 직업, 집 사는 데 걱정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청년사업가, 혁신기업가들이 한곳에 모여 함께 고민을 나누고 발전하는 모임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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