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년멤버’ 다 떠나고 강경화 혼자 남았다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2.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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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권 교체기 고려한 듯…외교가 “외교는 개인적 친분도 중요”
K-방역 성과 ‘전도사’ 역할도 긍정적 평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내신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12월4일 문재인 대통령의 4개 부처 개각에서 빠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유임이 결정됐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출범을 함께 한 내각 원년멤버 중 강 장관만 유일하게 남았다. ⓒ연합뉴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함께한 1기 내각 중 강경화 외교부 장관만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원년 멤버’ 중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교체하면서다. 강 장관은 그간 여러 논란에 휩싸였지만, 이번 유임으로 5년 임기를 모두 채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대통령은 4일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 장관을 교체하는 소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교체되면서 이제 원년 멤버 중 강 장관만 남게 됐다. 

강 장관의 유임은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을 앞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행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서 외교 수장을 유임함으로써 안정적인 한·미 관계를 끌어가려는 것이다.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의 전개 과정을 잘 아는 강 장관이 관련 내용을 미국과 잘 협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있어 외국에 K-방역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한 것도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초기 각국이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을 때, 강 장관이 적극적으로 외신 인터뷰 등을 하며 K-방역의 성과를 알리며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외교 장관 업무 특성상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자주 함께 하면서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강 장관의 과거 유엔 근무 등을 쌓은 경험과 유창한 영어 등으로 국제회의나 해외 순방에서 원활한 외교를 이끌어 온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임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는 뜻을 꾸준히 내비쳤는데, 강 장관이 문 대통령과 5년 임기를 함께 채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도 강 장관의 유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외교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로 어쩔 수 없이 친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외교 수장이 ‘장수’하면 해외 주요 인사와의 친분으로 외교가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 이에 외교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예전부터 강 장관에 5년 임기를 다 채우는 장관이 되길 바라는 의미로 ‘오경화’나 ‘K5’(K는 강 장관의 성 이니셜)라는 말이 돌았다.  

강 장관도 3년6개월여 간 여러 위기가 있었고, 그때마다 경질 필요성도 제기됐다. 외교부 내 성 비위가 자주 발생하며 장관으로서 조직 장악력 부족 문제를 꾸준히 지적받았다.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과정에서 잦은 의전 실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지난 10월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미국으로 개인 여행을 다녀오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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