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으로 걸어나온 민중미술
  • 고명희 기자 ()
  • 승인 1990.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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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비평가 6人 기획 <1990년 동향과 전망 > 전시회

현대미술에서 평론가의 위치가 날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젊은 평론가들이 토론을 거쳐 주제를 설정하고 이에 맞는 작품을 직접 선정, 조직한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3월 3일부터 25일까지 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1990년 동향과 전망:새벽의 숨결전>이 그것이다. 전시를 조직한 沈光鉉씨(서울대 강사)는 “신진평론가들이 우리 미술문화에서 느끼는 문제의식과 미래의 전망을 새로운 전시형태로 참신학 담아보고자 했다”고 만한다.전시기획에 참가한 평론가들은 李英旭, 李榮喆, 崔錫泰,崔泰晩,李瑛浚등 30대 신지비평가 6명으로 89년에 결성된 ‘미술비평연구회’ 회원들이다. 디을은 두달간 3차례의 전체토론을 거쳐 작품의 선정기준을 ㅿ기존의 ‘문제작가전’에서 선정되지 않았던 작가 중 89년에 활동한 작가의 작품으로 ㅿ80년대의 민중적 삶의 표현을 함축하면서도 ㅿ90년대 미술문화를 전망케 하는 작품으로 정하고, 80년대의 대표적인 민중미술작품들 가운데 1백여점을 뽑아 전시하고 있다.

  朴信義씨(성심여대 강사)는 “민중미술도 일반 소시민에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제도권내에서 전시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전시회는 ‘민중미술의 전시장미술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가 될것이라고 말한다. 서울미술관 전관1,2층 전시장 80여평과 앞뒤 정원에는 김영진, 강요배의 유화를 비롯하여 김봉준의 채색 목판화,홍성담의 판화, 김환영 · 신가영 · 송진헌씨가 집단창작한 펜화, 최병수 기획의 걸개그림 ?백두산?·?노동해방도?, ‘사진통신’의 사진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李榮喆씨(고려대 강사)는 이런 전시방법이 외적으로는 “엄청난 분량이 제작되었으면서도 미술계에조차 알려지지 않은 80년대 민중미술의 핵심을 추출해 계승 · 발전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며, 내적으로는 “역동적인 삶의 현장의 열기를 대중들이 직접 느끼게 하기 위한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전시회는 편향적인 시각에 치우쳐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홍익대 李逸교수(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장)는 “미술의 여러경향이 동시공존한다는 입장에서는 바람직하다”고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현대미술의 문맥속에서 보지 못하고 일방적인 시각에서 다룸으로써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편협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미술평론가 前弘濬씨(성심여대 교수)는 “신진비평가들이 동시대를 같이 호홉한 작가들의 작품속에서 주목되는 경향을 집중조명한, 이시대의 소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젊은 평론가들의 열기가 미술계의 흐름을 시대의 문제로 확산시켜 얻은 성과”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가 4~5차례에 걸쳐 연기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상탠나 도록출판 드에서 제 날짜를 어기는 등 많은 허점을 보인 것은 반성패야 할 사항이라고, 전시장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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