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빠져도 ‘광고’ 잡으면 산다?
  • 성우제 기자 ()
  • 승인 1994.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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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판계는 몇 년째 불황이다. 대형 베스트 셀러가 나오면 그 책이 출판시장을 휩쓸다시피 하는 까닭에 출판계 전체로 보면 이익이 될 것이 없다. 그러나 불황이 점점 깊어가는 것과는 반대로 신문의 출판 광고는 점점 대형화하고 있다. 여러 출판사가 함께 모여 내는 작은 광고들은 사라져가는 반면 5단 통광고라 불리는 큰 지면을 가난하다는 출판사들도 즐겨 사용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광고 효과가 가장 크다고 알려진 한 신문사가 지난해 말부터 5단 반 이상의 광고만 받았기 때문이다. 출판은 신문과 같은 업종으로 분류되어 광고료에 30~40%의 할인혜택을 보는 데다, 7천8백여 개에 이른다는 출판사들의 광고는 매일 엄청나게 밀려든다. 한 신문사가 내린 결정은 다른 데까지 영향을 끼쳤다.
 또 하나는, 외국 서적의 선인세 때문이다. 계약 과정에서 빠져나간 막대한 돈을 만회하기 위해 죽기살기로 광고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광고를 받아들이는 독자들의 태도 변화 또한 출판 광고의 대형화에 한몫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몇 년 전만 해도 출판계에서 독자는 ‘냄비’로 비유되었으나 요즈음 ‘무쇠솥’으로 바뀌었다. 광고를 보면서도 독자들은 그만큼 천천히 움직인다.

 한 출판사 간부는 “신간이 대중의 관심권 안에 들어가기가 예전보다 훨씬 힘들어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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