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한국인에게도 취업 빗장 열었다
  • 변창섭 기자 ()
  • 승인 1992.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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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만4천여명의 방대한 식구 중 한국국적 자라곤 단 한사람도 없는 유엔사무국이 올해 처음으로 한국인 4명을 공개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유엔사무국의 문은 그간 비회원국 사람에게는 굳게 닫혀져왔으나 작년 9월 우리가 유엔정회원국이 됨으로써 이 빗장이 풀린 것이다.

 한국에서는 첫 시험인데다가 ‘괜찮은’ 보수를 받으며 유엔 무대에서 자신의 전공을 마음껏 살릴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지원자의 열기가 대단하다. 담당창구인 외무부 국제연합1과에 따르면 작년 12월 하순 원서가 배부된 후부터 최근까지 1백60부가 접수됐고 마감일인 다음달 7일까지는 1백부이상이 더 접수될 전망이어서 경쟁률은 60대1을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외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1만4천명의 유엔사무국 인원 중 약 3천5백명이 전문직이고 나머지는 사무직이라고 한다. 현재 사무국에는 2명의 한국계 미국국적자가 있는데 한명은 경제분석관이고 또다른 한명은 전기기사로 근무하고 있다. 비회원국 사람에게도 문이 열려 있는 유엔 산하기구에는 12명의 한국인이 일하고 있다. 이 중에는 정부에서 파견한 공무원도 있고 유엔아동구호기금(UNICEF)의 대외담당홍보관인 구삼열씨처럼 특채를 통해 뛰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번에 유엔사무국이 뽑는 분야는 △국제정치학 △데이터전산처리 △도서관학 △통계학 △재정학 중 회계 및 회계감사 등이다. 지망자는 만 32세 이하의 한국국적자로 반드시 영어나 불어에 능통해야 한다.

 지망자들은 서울에서 4월 초순에 시행되는 1차 필기시험 (일반 및 전공논문)을 치러야 하는데 단단히 준비하지 않으면 붙기가 어렵다고 한다. 1차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은 2차로 뉴욕에서 실시되는 구술시험과 인터뷰를 거쳐 10월경 최종 선발되면 본인의 근무희망지를 참작해 11월 초에서 12월 사이에 뉴욕 등 8개 지역 중 한 곳에 배치된다. 초임 전문직은 P-1이나 P-2의 직급이 주어지며 근무지 시험성적 결혼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수당을 포함, 최하 3만 2천달러에서 최고 4만4천달러까지의 연봉을 받는다. 그밖에 자녀수당 (1인당 1년에 1천50달러) 자녀학비보조수당 (1인당 1년에 8천2백50달러) 주택임차수당 (실임대료의 40%까지 보조)은 물론 의료보험 혜택과 연금혜택이 주어진다.

 사무국 전문직은 각종 보고서 작성은 물론이고 정책 연구와 개발도 함께 맡아 무척 바쁘고 일도 버겁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국제공무원이란 신분으로 자신의 능력에 따라 최고 국장급 (D1, D2)까지 승진이 가능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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