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
  • 편집국 ()
  • 승인 200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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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재 국회의장 비서실장

首長과 경력 비슷한 선 · 후배

 20여년간 〈동아일보〉에 몸담았던 신임 姜聲才 국회의장 비서실장(차관급)은 한때 월간 《신동아》를 통해 필명을 드날린 기자였다. 그는 80년 당시 청와대 출입기자로서는 유일하게 자유언론 운동에 가담하여 해직되기도 했으나, 군부에 특히 많은 취재원을 확보하고 있어 복직후 《신동아》에서 활동할 때는 5공 초기 신군부 집권 과정에서의 비사에 정통한 기자로 꼽혔었다. 《참군인 李鍾贊 장군》등 군부와 관련된 저술도 많다. 폭넓은 교제력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그는 6공 초기의 정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88년 4ㆍ26 총선에서 민정당 후보(서울 성북을)로 처음 정계에 입문했으나 당시 평민당 趙尹瓊 후보에게 패배했다. 지난 총선 역시 같은 지역구에서 민주당의 정치 신인 申溪輪 후보에게 낙선의 고배를 들었다. 정가에서 알려질 대로 알려진 그의 이름과는 달리 정치적으로는 꽤 불운한 셈이다. 같은 순천 출신이면서 서울대 법대 동기이고, 같은 〈동아일보〉기자였던 ?瓊賢 현 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총장이 10대에 국회에 들어갔던 것과 비교해도 꽤 많은 차이가 난다.

 그는 지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취재했던 경험담을 근거로 해서 《김영삼과 운명의 대권》이라는 책을 내놓아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었다.

 신임 李萬燮 국회의장도 오랫동안 〈동아일보〉기자를 지냈고 한때 필화 사건으로 투옥된 적이 있어, 이번 국회의장실은 비슷한 경력을 지닌 같은 신문 출신 선ㆍ후배가 모두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임시국회 2분 만에 산회

국무위원 ‘꿔다놓은 보릿자루’

 임시국회 개회식이 열린 4월26일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 의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김덕주 대법원장, 조규광 헌법재판소장, 황인성 국무총리 이하 국무위원도 의원석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황낙주 부의장이 의장대리 자격으로 개회 선언을 했다. 개회식은 불과 2분 만에 끝났다. 그리고 국회는 산회했다. 박준규 의원의 국회의장직 사퇴건을 놓고 여야가 사전 합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장ㆍ국무총리ㆍ국무위원들도 잠시 자리에 앉았다가 곧 자리를 비웠다. 2분 동안 국회에 참석하기 위해 금싸라기 같은 시간을 내서 ‘먼길’을 왔다 간 것이다.

 4월29일 같은 시각.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민자당 김종필 대표의 연설을 앞두고 민주당이 텔레비전 생중계건으로 또 시비를 걸어왔고, 회의는 오후 2시로 연기되었다. 3일전 2분  만에 자리를 비워야만 했던 국무위원들은 또 한번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어 버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일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한두번 있어온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민자당 ‘철새’ 영입 후유증

“텃새도 함량 미달” 비아냥

 집권당은 정치 철새들의 도래지인가. ‘다수 안정의석 확보’라는 구태의연한 논리는 개혁정치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가. 민자당의 무소속 의원 영입을 둘러싸고 정가에서 다시 제기되는 비판론들이다.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민자당의 무소속 의원 영입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161회 임시국회  첫날인 지난 26일. 10여명의 대상자 가운데  ‘최종 선발자’ 8명이 확정됐다. 강창희 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국민당 탈당파이면서도 지난 대선 때 김영삼 후보를 심하게 공격하지 않아 ‘괘씸죄’를 모면했다는 점이 공통분모로 지적됐다. 이런 공통분모는 결국 영입 의원들이 정치적 비중이 별로 없음을 뜻하는 것이어서 당내에서는 “이번 영입 의원들은 대접을 못 받을 것 같다”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이런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다음날인 27일 입당식은 金鍾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黃明秀 사무총장 金德龍 정무제1장관 등 몇몇 고위 당직자가 참석해 ‘덕담’을 들려준 것 정도가 고작이었다.

 영입 의원들을 맞는 ‘거창한 행사’는 정작 입당식 이후에 전개됐다. 이들의 영입에 반발하는 입당 반대 시위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날 오전 김포ㆍ강화지구당 당원 20여명이 “본처를 버리고 첨과 사는 떠돌이 국회의원을 입당시킨 민자당은 각성하라”며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오후에는 충북 제천 ㆍ단양 지구당원이 몰려와 “대선 때 실컷 부려먹고 이제 와서 버리겠다니 투사구팽 아니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입당식 때 황명수 사무총장은 이런 사태를 우려했음인지 “나도 3당합당 이후 지구당 핵심 요직을 민정계로 다 채웠었다. 기존 지구당 당원들을 정으로 대해 마찰이 없도록 하라”고 새 식구들에게 일렀지만, 입당식 날의 소요는 어쩔 수 없었다.

 소신 없이 옮겨 다니는 금배지들의 정치 행태나, 인신 공격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보려는 지구당위원장들의 추태나 씁쓸한 맛을 자아내기는 매일반이었다. 당의 중간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철새나 텃새나 함량 미달이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정작 함량 미달은 민자당이라는 지적이 더 그럴듯하다. “절대로 무소속이나 야당으로 당선된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엄포성 공언까지 했던 민자당이 ‘다수 의석 확보’에 급급해 무소속 의원들을 받아들인 것은 설득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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