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에 사할린 끌려간 이민 1세들의 가장 큰 바람은 조국에 묻히는 것이다. 이미 많이 세상을 떠나고 2천여명쯤 남은 사할린
교포들의 힘겨운 생활이 사진작가 尹胃榮씨(65)의 렌즈에 잡혔다.
윤씨는 91년과 92년에 걸쳐 세차례 사할린을 찾아 교포들의 삶을 사진으로 담았다. 이 사진들을 엮어 <동토의 민들레>라는 이름으로 사진집을 냈고 3월26일~31일 서울 문예진흥원에서 전시도 했다. 깊게 팬 주름과 모진 노동으로 문드러진 손가락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포착한 윤씨의 흑백 사진 97점에는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애정이 담겨 있다.
윤씨는 63~79년 주칠레대사.문공부장관.국회의원 등 관직에 있다가 정계를 은퇴하면서 사진작가 생활을
시작했다.<동토의...>는 “문명에 물들지 않은 인간의 진솔한 삶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하는 그의 네 번째 사진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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