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로 가는 이정표 찾기
  • 정길정(자유기고가) ()
  • 승인 2007.03.12 11: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연, 환경의 소중함 일깨운 책 인기...아이들과 읽으면 '일석이조'

 
우리가 늘 마시고 사는 공기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한정된 공간 속에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되면 실내 환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도 증가한다. 지하철·찜질방·백화점·할인매장 등 사람들이 붐비는 곳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공기청정기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서도 공기청정 기능을 더한 상품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산소발생기를 비롯해 산소를 캔에 담아 파는 상품까지 등장했다. 
지하철에서 조는 현상이 바로 이산화탄소의 증가에 따른 산소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것도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다. 어디 졸림증뿐이겠는가.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기준을 초과하는 곳에서 오래 머무르게 되면 두통·구토·고혈압·권태 등의 증상을 유발시키기도 한다고 하니 사람 많은 곳에 가기가 무서워진다.
지난해 말, 환경단체인 ‘환경정의’와 교보문고가 ‘환경 책 큰 잔치’를 벌였다. 그때 환경  책 12권,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 17권, 올해의 어린이 환경 책 10권 등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대표적인 몇 권을 여기에 소개한다.
■<굿 뉴스>:데이비드 스즈키가 쓴 <나쁜 뉴스에 절망한 사람들을 위한 굿 뉴스>는 환경을 해치지 않고 돈을 버는 다양한 기업들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생계도 보장되는 대안 사례들을 보여준다.
벌목 회사이면서 꾸준히 삼림 경영을 펼쳐 환경단체의 칭찬을 받는 ‘콜린스파인’, 제품에 PVC를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등 환경 정책을 시도하는 대기업 ‘나이키’, 완전 재활용이 가능한 카펫을 개발한 ‘인터페이스’ 등이 소개되어 있다.
또 자연의 방식을 모방해 사막화된 목초지를 살려낸 사례, 독한 농약을 쓰지 않고 병충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들,  풍력과 태양력을 이용하는 독일과 토론토의 사례 등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산에서 살다>:작가 최성현이 자연 농법을 통해 흙에 바탕을 둔 자급자족의 생활을 하며 살아온 20여 년에 걸친 삶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신성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며 거머리, 달팽이, 소금쟁이 등과 공존해 살아가는 ‘바보 이반 농장’의 주인이다.
그는 농사짓는 방법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알려주고, 자연을 지키기 위한 실천과 그것을 통해 얻는 보람, 그리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을 비춰보게 된다.
■<발바닥 내 발바닥>:저자 김곰치의 르포 산문집이다. 강원도 폐광촌, 북한산국립공원 관통도로 공사장, 새만금 공사 현장 등을 직접 취재해 <녹색평론>에 기고한 글들과 다른 계간지들에 발표한 단편소설·콩트 등을 엮은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가 발로 뛰어 찾아낸 생생한 이야기가 살아 숨 쉰다.
 
■<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
투발루부터 알래스카까지, 지구 온난화의 최전선을 다루고 있는 마크 라이너스의 이 책을 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섬나라인 투발루가 지금 이 시간에도 서서히 가라앉고, 항상 얼어 있어야 하는 땅이 녹아 알래스카 곳곳이 무너져 내리면서 원주민들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과 북극곰 등 생물들이 사라져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텔레비전에서 북극곰 수놈이 암놈을 잡아먹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생태계의 파괴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온몸으로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은 지구 온난화의 가장 중요한 징후를 포착하는 정보들을 제시함으로써 재앙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그에 따른 전지구적 규모의 고통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나무를 심은 사람>: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가 쓴 이 책은 13개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있다.
황무지에서 평생 동안 나무를 심어온 늙은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는 바깥 세상 일에는 개의하지 않고 산속에 도토리와 자작나무를 심는다.
묵묵히 그러기를 40여 년, 황무지는 아름답고 거대한 숲으로 변하고 그 황무지에 하나의 마을이 생겨난다.
생태 파괴의 심각성과 함께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모래 군(君)의 열두 달>:알도 레오폴드의 이 책은 자연 보전 분야의 대표적 고전으로 환경론자들의 바이블로 일컬어지는 책이다.
작가는 추운 겨울 나무를 패어 불을 때는 마음으로, 직접 논밭을 일구어 밥을 해먹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 그가 매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느낀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준다. 환경 윤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도 레오폴드의 수필집으로 인간과 자연 간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밖에 군더더기가 없는 핵심만 살아 있는 삶과 간소하게 절제하며 기본적인 것들만 가지고 인생을 풍부하게 사는 방법을 알려주고, 자연에 대한 예찬과 문명 사회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의식적이고 열정적인 삶을 산 헬렌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 등이 쉽고 재미있으면서  마음속 깊이 다가오는 환경 고전으로 추천되었다.
이제 환경 문제는 특정인,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앞에 소개한 책들을 읽으면서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할 때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