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에 고래가 있다
  • 김연수 (생태사진가) ()
  • 승인 2009.07.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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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이 바다로 싸인 우리나라는 선사시대부터 고래 강국이었다. 울산대곡리반구대암각화(국보 285호)는 여러 동물의 사냥 장면이 표현되어 있는데, 특히 고래 사냥 부분이 두드러진다. 이 지역에 살던 선사인들이 가장 큰 관심과 열정을 쏟은 것이 고래 사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포경위원회(IWC)는 1986년 상업용 고래잡이를 사실상 금지했고, 이 조약에 가입한 우리나라도 고래잡이를 할 수가 없다. 단지 그물에 우연히 걸려 죽었거나, 죽어서 뭍에 떠내려 온 밍크고래만 고래 고기 식당을 통해 유통된다. 이웃 일본은 연구용으로 포획한 고래가 상업용으로 유통되어 국제 여론의 심판대에 오르기도 한다. 일본인들은 오랜 세월 고래 고기를 즐겨 먹었다. 이에 길들여진 입맛과 멸종 위기의 동물을 살리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혼재해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23년이 넘게 포경업을 금지한 덕택인지 우리나라 해역에 출몰하는 고래가 늘고 있다. 그들 중 가장 많은 개체 수를 보이는 것이 돌고래(참돌고래)이다. 운이 좋으면 울산 앞바다와 제주도 해안에서 돌고래를 만날 수 있지만, 좀더 적극적으로 이들을 관찰하려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야 한다.

울산시는 7월4일부터 고래 관광을 원하는 수요에 맞춰 ‘고래바다 여행선’을 정식 운항하고 있다. 11월 말까지 매주 수, 토, 일요일에 한 차례씩 운항한다. 첫 운항 때 울산시 방어동 남동방 7~9마일 해상에서 2천여 마리의 참돌고래 떼와 조우해 100여 명의 관광객들을 흥분시켰다.

참돌고래는 몸길이가 2m 안팎으로 몸무게는 70kg이 넘는다. 수컷이 암컷보다 크며 주둥이가 눈에 잘 띈다. 몸에 윤기가 흐르며 피부 색상이 선명하다. 태평양·대서양·인도양에 널리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초여름부터 잘 나타난다. 오징어를 주로 잡아먹기 때문에 오징어 떼를 찾아 회유하는 경향이 강하다.

돌고래는 뇌가 발달해 영리하며 특히 수중 음향을 탐지하는 감각이 뛰어나다. 물속에서 동료들 간에 음파를 주고받으며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암컷은 1배에 1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3년 이상 성숙해야 번식이 가능하다. 새끼들은 6~18개월 동안 어미 젖을 먹고 자라며, 6개월 이후부터는 젖과 어미가 잡은 작은 물고기를 같이 먹는다. 

 일부에서는 고래 고기를 찾는 수요와 지역 경제가 발전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포경업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제 겨우 멸종 위기에서 희망을 찾았는데 다시 숨통을 죄는 것보다 좀더 여유를 갖고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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