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뿌리 내려 ‘함께 살아가는 세상’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
  • 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0.10.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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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올해 여성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차세대 인물 1위로 선정되었다. 소감은 어떤가?

국회의원이 된 이후 국민들과 대화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또 그렇게 일했다. 아무래도 그런 모습을 (국민들이) 가깝게 느꼈을 것이다. 그것이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된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또 정치인들은 현실을 바꾸어나가는 몫을 짊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더 영향력 있는 인물로 여겨질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변화를 염원하는 기운을 느꼈다. 앞으로 그런 기대에 맞물려 밑에서부터 열심히 변화의 기운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시사저널 임준선

여성 분야에서 늘 정치인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이대표 자신을 평가한다면?

스스로 평가를 후하게 내리는 편은 아니다. 양호한 점수를 주는 것은 내 성미에 잘 맞지 않는다. 국회의원을 하고 난 뒤 몇 달 지났을 때에는 한 60점 정도 수준이었다. 늘 다 준비되고 다 채워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족한 것을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하면서 조금씩 점수를 올리고 있다.

‘첫 40대 최연소 여성 당 대표’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부담되지는 않나?

별로 부담은 없다. 정치권이 은근히 위계질서가 강한 편이지만 민주노동당은 이런 부분에서 자유로웠고, 나 역시도 별로 연연하지 않고 자유로운 편이다.

여성 정치인이 장점이 될 때가 있었나?

내가 살아온 인생을 비추어볼 때 여성으로서 평화에 대한 강렬한 지향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말하거나 행동으로 실현할 때마다 이런 지향점이 표현되기도 한다. 가능한 한 거칠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여성 정치인으로서 장점이 될 것이다.

반대로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한계를 느낀 적이 있었나?

스스로 한계를 두지 않았다. 물론 정치권 내의 위계질서라는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것이 어려울 때가 있을 수는 있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각의 차이가 정치권 내에도 존재한다. 가령 사람들이 ‘젊은 여자가 얼마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아마 남성이라면 이같은 의문을 가지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국회에서의 활동을 보면 날카롭고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평소 성격이 어떤 편인가?

굉장히 조용한 성격이다. 날카롭고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면, ‘절심함’ ‘안타까움’ ‘좌절감’이 한꺼번에 표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일방적으로 정책들이 강행되는 모습을 눈앞에서 두고 보게 될 때 그동안 쌓아온 노력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정치 활동의 목표는 무엇인가?

구체적으로는 진보 정당이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민노당이 10년의 세월을 거쳤는데 나름대로 지역에서, 노동자와 농민들 속에서 변치 않는 진정성을 확인받고 있었다. 이런 기반을 확실하게 뿌리내려서 국회에서도 민노당이 원내 교섭단체 이상의 몫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정책도 많이 반영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물론 최종 목표는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한다. 가장 바라는 것은 국민들이 보시기에 나의 모습이 ‘내 마음 같다’라고 여겨졌으면 좋겠다.

여성이 당 대표가 되면서 여성 문제를 다루는 당 내부의 시각이나 노선도 달라졌을 것 같다.

원래 민주노동당이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굉장히 높은 정당이다. 그래서 여성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여성 문제는 민노당이 고민하는 중요한 사안 가운데 하나이다. 이 가운데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비정규직 여성 문제이다. 대다수 여성 노동자가 비정규직이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사회의 양극화가 성을 기준으로 해서 여성들에게 더 심각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 수준이 올라가는 것과 동시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차별을 없애나가기 위해 더 노력할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진보의 뿌리를 내리겠다. 이는 장기적으로 민주노동당이 안고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또 2012년 총선에서 민노당이 원내 교섭단체 이상이 되는 것, 2012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루어야 하는 것 등 이루어야 할 것들이 많다. 이를 위해 우선 국민들에게 확고하고 선명한 진보적 정책들을 펼쳐나갈 것이다. 늘 바로 내일 나라 일을 맡는다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혔는데, 스스로에게 영향력 있는 인물은 누구인가?

큰 영향을 받은 인물은 이석대 변호사이다. 함께 10년을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주셨다. 또 ‘나의 이익보다 앞서는 공익’이라는 관점을 분명히 심어주셨다. 이 관점이 지금 내게 귀한 자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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