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의 ‘또 다른 양극화’
  • 유창선/연세대 사회학 박사 ()
  • 승인 2010.11.01 14: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 등으로 이어지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국내 블로그 계정 수가 1천5백만명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트위터 이용자는 100만명, 페이스북 이용자는 1백50만명을 넘어서는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SNS는 새로운 사회적 소통 수단으로 떠올랐고 미디어 환경의 커다란 변화까지 예고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 시대와 웹 2.0 시대를 지나 모바일 시대가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른 가운데 이제는 아이패드·갤럭시탭 같은 태블릿PC들의 국내 출시가 임박한 상태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들의 보급은 앞으로 사용자들의 생활 변화를 낳고, 이것은 사회적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NS와 미래형 모바일 기기가 결합되는 새 환경은 앞으로 기술적 변화를 넘어 사회의 모습 자체를 크게 바꾸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모바일 시대가 낳고 있는 변화에 대해 벌써부터 흥분하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모바일에 기반한 SNS의 편리함에 대해, 혹은 소통 수단으로서의 효율성에 대한 격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인은 물론이고 정부, 지자체, 정치권, 기업, 언론사, NGO(비정부 기구) 등 곳곳에서 SNS의 활용법을 배우는 모습이 열풍처럼 이어지고 있다. 필자 또한 모바일 시대에서 SNS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블로그를 통해 수많은 독자와 만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수많은 친구와 소통하고 있다. 모바일 시대의 SNS는 이렇게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저비용·고효율의 소통 수단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는 그것이 가져올 장밋빛 미래만을 설파하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아 보인다. 우선 예상되는 것이 정보 격차의 문제이다. 대학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을 상대로 스마트폰과 SNS 사용자 수를 조사해보면 그 비율이 지극히 미미한 데 놀라게 된다.

젊은 대학생들은 사회적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모바일 기기로부터도, SNS로부터도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역시 비싼 요금 등 경제적인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급변하는 시대의 새로운 문화와 친숙해져야 할 젊은 학생들이 오히려 변화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적 취약 계층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모바일 기기, 그에 기반한 SNS의 활용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의 전유물이고, 구매력도 없고 요금 지불 능력도 없는 계층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모바일 시대의 수혜를 입는 층과 그렇지 못한 층 사이의 격차와 양극화는 불가피해 보이고, 이는 그렇지 않아도 심각했던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사회적 문제로 판단된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그 혜택에서 소외되는 층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국가의 획기적인 정책이 있어야 풀어갈 수 있는 문제이다. 모바일 시대의 도래가 가져올 변화를 반기면서도, 그 변화가 누구에게 해당되는 어떠한 변화인가를 진지하고 균형 있게 들여다보는 일 또한 우리의 책임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