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중국의 조기 탈락, 왜 이런 일이?
  • 서호정│축구 칼럼니스트 ()
  • 승인 2011.01.2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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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시안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은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의외의 조기 탈락이라고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부진의 이유는 명백히 드러난다.

‘중동의 왕자’ 사우디아라비아는 3전 전패하는 치욕을 당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일본에 0-5로 완패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 최초로 16강에 진출했지만 이제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 경쟁력을 상실한 팀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해외파가 없는 팀이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최약체 인도마저도 미국 MLS에서 뛰는 선수를 보유한 상황에서 신기한 일이다. 자국 리그 활성화라는 명목을 앞세워 재능 있는 선수의 해외 진출을 거액의 연봉으로 가로막는 쇄국 정책이 원인이다. 장기적 비전이 없는 것도 문제이다. 지난 15년간 18명의 감독을 갈아치웠을 정도로 성적에 일희일비했다. 이번 대회도 1차전 패배 후 주제 페레이루 감독이, 3차전 후에는 알 조하루 감독 대행이 차례로 경질되었다.

동양인이 넘볼 수 없다는 육상 단거리마저 제패한 ‘스포츠 강국’ 중국은 축구 앞에서는 늘 고개를 숙인다. 남아공월드컵 당시 아시아 최종 예선에도 오르지 못했던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명예 회복을 노렸다. 그러나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쿠웨이트와 A조에 속했음에도 3위로 탈락했다. 지난해 2월 동아시아연맹대회에서 한국, 일본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할 때만 해도 황금 세대의 등장에 고무되었으나 이번에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중국통’인 이장수 광저우 헝다 감독은 “중국 선수들은 훈련 강도를 조금만 높여도 엄살을 피운다. 프로 의식이 1980년대 한국 수준이다”라며 다른 분야에 비해 성장이 더딘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의 아시안컵 최고 성적은 자국에서 열린 2004년 대회에 거둔 준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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