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오세훈, 강경 보수로 기울면 박근혜 못 이긴다”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11.01.2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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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현상> 공동 저자 이철희 민주당 전략기획위 부위원장 인터뷰

ⓒ시사저널 이종현
지난해 12월 출간된 <박근혜 현상>은 정치권의 주목을 끌었다. 특히 아군이 아닌 적군의 입장에 서 있는 진보 성향의 정치 논객들이 박근혜 전 대표의 여론조사 독주 현상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박근혜 현상>을 기획하고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철희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1월19일 만났다.

<박근혜 현상>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진보 진영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이다. 폄하 또는 경시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지나치게 크게 보는 경향이 있다. 둘 다 문제가 있다. ‘박근혜 현상’을 객관화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지만, 이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의도가 있었다.

‘박근혜 현상’을 대선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일시적인 것으로 보는가?

현 정부가 들어서고 3년 동안 계속 독보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개인의 인기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보수·영남을 등에 지고 있다. 여기에 복지까지 합쳐지면서 기반이 점점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층의 50%가 투표장에서 다른 후보를 찍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이나, 지지율이 30~40%를 넘어가지 못하는 것을 보면 결코 난공불락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즉,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이 가졌던 압도적 대세는 아니라는 것이다.

여당의 경쟁자들인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의 경쟁력은 어떻게 보는가?

지난 경선에서 박 전 대표는 보수를 대표하는 반면 이대통령은 중도까지 포용해 승리를 거뒀다. 지금의 ‘반(反)박근혜’ 진영에서 대북 관련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김지사는 중도 포용에 한계가 있다. 오시장이 그나마 중도 가능성이 있었는데 최근 강경 보수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들이 박 전 대표와 대항하기 위해 강경 보수의 태세를 취하는 것은 못 이기는 게임이다. 한나라당 내에서 박 전 대표를 이길 수 있으려면 확장성이 큰 사람이 나타나야 한다.

박 전 대표가 여당의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인가?

한나라당 대선 구도는 우열 구도가 아니라 찬반 구도이다. 이미 강자가 있는 상황에서 절대 강자를 극복하려면 2배 정도의 이유가 있어야 된다. 대통령이 힘을 부여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후보는 다 실패했다. 독자적인 기반을 만들어야 이길 수 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항할 만한 인물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현재 상황에서는 민주당 자체도 진보 개혁 세력의 결집체라고 부르기 어렵다. 지난 2008년 총선 때 진보 개혁 성향의 상당수 유권자가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 정책이나 노선을 통해 진보 세력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신뢰를 회복하고 그 안에서 좋은 사람들이 경쟁하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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