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역전’ 노리는 웹 포털계의 ‘만년 2위’
  • 김세희 기자 (luxmea@sisapress.com)
  • 승인 2011.08.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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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모바일 시장 선점 효과 앞세워 네이버 맹추격

▲ ⓒ 다음

모바일 시장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의 성장세가 만만치 않다. 다음은 그동안 NHN의 네이버에 밀려 만년 2위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를 기점으로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모바일 경쟁이 시작되었다. 2011년 7월 현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1천5백50만명에 달한다. 다음은 이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하며 공고했던 인터넷 포털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1위를 향한 다음의 길은 험난하다. 아직까지도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는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7월4일 앱스토어 어플리케이션 커뮤니티 앱스토리에서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검색 시 이용하는 포털은?’이라는 질문에 74%(2천4백71명)가 네이버라고 응답했다. 다음은 6%(2백3명)를 얻는 데 그쳤다. ‘버릇처럼 네이버를 사용하게 된다’라는 응답자들의 의견은 웹 포털에서의 네이버의 위상과 브랜드 가치가 모바일 시장에서도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 기관 메트릭스가 지난 7월26일 발표한 ‘모바일 인터넷 인덱스 이슈 조사’에 따르면 검색 서비스 만족도는 구글(70.5점), 네이버(67.1점), 다음(66.7점), 네이트(65.9점) 순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 네이버와 구글의 순위가 역전되었지만 여전히 다음에는 앞선 결과였다.

메신저·지도 서비스 ‘선전’…‘검색’ 경쟁 돌입

그러나 다음은 국내 스마트폰 도입 초기부터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선보인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다음이 제공하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마이피플’은 네이버의 ‘네이버톡’보다 1년여 먼저 출시되었다. 아직까지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네이버톡에 비해 마이피플은 업그레이드를 거쳐 현재는 무료 영상통화 서비스까지 지원하며 5백만 이상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모바일 시장에서 포털 업체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지도 서비스에서도 다음의 선전은 돋보인다. 로드뷰, 스토어뷰 등 기존 지도 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킬러 콘텐츠인 메신저와 광고 수익이 기대되는 지도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환경에 적응했다면, 제2 라운드는 검색 경쟁이다. 네이버와 다음은 2년 가까이 쌓인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모바일 검색 기능 최적화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골자는 이용자의 경험(UX: User Experience)이다. 이용자들의 검색 패턴 및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의도하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큰 내용은 상단에 배치하고 관련성이 낮은 내용은 탭 형태로 접어서 제공한다. 이를테면, PC에서 ‘신촌’을 검색하면 ‘신촌 세브란스병원’ ‘신촌’ ‘신촌 메가박스’ 등이 추천 검색어로 뜨지만, 모바일 웹페이지에서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신촌 맛집’ 등 모바일 검색 이용자들의 경험이 축적된 검색어가 먼저 노출된다. 해당 지역에서 이용자들이 검색하는 데이터를 검색 서비스에 반영하는 검색 최적화 작업이 이루어진 것이다.

또 뉴스 검색 결과에서 유사한 기사들을 묶어서 제공하는 뉴스 클러스터링 기능을 적용하고, 통합 웹 검색 결과를 출처별로 골라 볼 수 있도록 했다. 작은 화면에서 오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속도와 디자인 개선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다음 박혜선 검색기획팀장은 “다음은 그동안 모바일의 특성을 살리고 이용자들의 니즈(욕구)를 반영한 모바일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용자들이 다음 모바일 검색을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은 물론, 생활 속에서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6월17일 국내 포털 중 최초로 모바일웹 전용 자동 완성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동 완성어 서비스 역시 철저히 이용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PC와 모바일 검색창에 입력된 이용자들의 질의어를 통해 이용자들이 PC에서는 웹사이트나 특정 서비스를 중심으로 검색하는 것에 비해 모바일에서는 지역 정보, 교통수단 등 외부 활동에 대한 내용을 많이 검색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을 전제로 모바일 이용자들의 검색 편의를 강화하고자 했다. NHN 한성숙 검색품질센터장은 “PC와 모바일의 이용자 검색 요구는 서로 다른데, 서비스 초기에는 이용자 검색 성향을 분석할 충분한 데이터가 부족해 모바일 전용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웠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네이버 모바일 검색 이용자가 대폭 증가해 모바일 검색 이용 패턴을 분석할 의미 있는 데이터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의 검색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모바일에 더욱 특화되고 더욱 다양한 검색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부문을 제외한 두 회사의 매출 규모에서는 네이버가 다섯 배나 앞서 있다. 올해 1분기에만 하더라도 네이버의 매출액은 5천1백43억원이었다. 다음은 그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9백72억원이었다. 지난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도 네이버는 1조1천억원, 다음은 3천5백억원가량을 기록하며 네이버가 단연 앞서나갔다. 그런데 이러한 압도적인 규모의 차이에도 유난히 모바일 시장에서만큼은 다음의 활약이 돋보였다. 실제로 지난 5월 남재관 다음 CFO는 “모바일 영역에서 3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 ⓒNHN

모바일 광고에서도 물밑 경쟁 치열해

모바일 광고는 포털 업체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네이버와 다음은 지난해부터 검색 광고, 키워드 광고 등으로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경쟁을 벌여왔다. 그리고 올해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이 3천억원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광고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다음은 올해 초 모바일 광고 플랫폼 ‘AD@m(이하 아담)’을 공개했다. 아담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과 모바일웹을 포괄하는 광고 플랫폼이다.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월간 30억 페이지뷰를 넘어섰다. 다음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과 이동성을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이용자가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접할 수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모바일 광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도 서비스 역시 광고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모바일 지도 서비스는 1조원대로 추산되는 전단지 시장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로컬 광고 분야와 연계해 포털 업체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은 경쟁사와 비교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지도 서비스를 바탕으로 로컬 광고 시장에 한 발짝 앞서 진출했다. 올해 로컬 검색 서비스, 소셜 쇼핑 등과 함께 로컬 광고 시장에서 다음은 약 1백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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