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걷는 ‘스페셜리스트’들 입지·위상 예전 그대로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1.10.2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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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순위에 큰 변화 없어…전문지 시장 덜 활성화되었다는 반증

<시사저널>은 해마다 ‘차세대 파워리더’ 조사를 진행하면서 설문에 참여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해당 분야의 언론 매체 중에서 가장 읽고(보고) 싶은 매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함께하고 있다. 이 조사를 통해 국내 전문지의 현주소가 잘 반영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종합 일간지나 시사지에 비해 국내 전문지 시장은 아직 협소하다.

올해의 조사 결과 역시 예년과 비교했을 때 순위에 큰 변동이 없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국내 전문지 시장에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을 대변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한 일부 전문지의 경우 해당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부동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시사저널 유장훈

<월간미술> <월간 춤> <월간 한국연극> 독보적

미술 분야에서는 <월간미술>과 <미술세계>가 4년 연속 1, 2위에 올라 가장 폭넓은 인지도와 확실한 선호도를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음악 분야에서도 <음악춘추>와 <객석>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1, 2위를 재현했다. 무용 분야에서도 <월간 춤>이 2년 연속 1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3위였던 <춤과 사람들> <몸지>가 공동 2위로 한 계단씩 올라섰다.

연극 분야에서는 <월간 한국연극>이 86.0%의 높은 지목률을 보이며, 부동의 1위를 4년 연속 지켜냈다. 그 뒤를 지난해에 이어 <객석>과 <월간 미르>가 잇고 있다. 영화 분야에서는 지난 1995년 창간한 <씨네21>의 아성이 굳건했다. 78%의 높은 지목률을 보이며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씨네21>은 방송·연예 분야 전문가들의 매체 선호도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영상 매체 전문가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으며 부동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학 분야의 전문가들은 계간지 <창작과 비평>을 4년째 1위 자리에 올려놓았다. <창작과 비평>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질곡과 함께해온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문예지이다. 1966년 창간했으나, 1980년 전두환 정권의 언론 통폐합으로 폐간된 쓰라린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복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예지 <문학동네>와 <문학사상>이 공동 2위로 선정되었다. <창작과 비평>과 <문학동네>는 문학 분야뿐만 아니라 출판계 전문가들이 지목한 선호 매체에서도  공동 3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만화 분야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애니메이툰>이 1위를 차지했고, 서울문화사의 <점프>와 애니메이션 전문지 <월간 뉴타입>이 처음으로 공동 2위 자리를 꿰차고 올라섰다.

패션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보그>가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공동 2위에는 <바자>와 <엘르>가 올랐다. 건축 분야에서는 <월간 공간>이 4년 연속 1위에 올라 가히 독보적이었다. 건축·예술 잡지로는 우리나라에서 최장수 기록을 가지고 있는 <공간>은 1966년 11월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인 고 김수근 선생이 창간했다. 2007년부터 5년째 잡지에서 광고를 모두 빼버리는 혁신적인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건축학회지’와 <월간 건축사> <월간 플러스> 등이 후순위를 잇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설문을 실시한 국악 분야에서는 ‘국악신문’이 1위, ‘국악방송’이 2위로 꼽혔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매체는?

분야

1위 매체

2위 매체

3위 매체

IT

전자신문(94.0%)

디지털타임스(68.0%)

ZD넷(14.0%)

과학기술

과학동아(26.0%)

전자신문·네이처(20.0%)

미술

월간미술(44.0%)

미술세계(26.0%)

서울아트가이드(14.0%)

음악

음악춘추(38.0%)

객석(26.0%)

피아노음악(20.0%)

건축

공간(52.0%)

건축학회지(20.0%)

건축사(16.0%)

무용

월간 춤(62.0%)

춤과사람들·몸지(36.0%) 

여성

여성신문(62.0%)

일다(16.0%)

한국여성정책연구원(8.0%)

방송·연예

씨네21(34.0%)

한국연극·예술세계·텐아시아(8.0%)

연극

한국연극(86.0%)

객석(26.0%)

월간 미르(12.0%)

영화

씨네21(78.0%)

무비위크(12.0%)

필름2.0(6.0%)

문학

창작과비평(34.0%)

문학동네·문학사상(26.0%)

만화

애니메이툰(16.0%)

점프·뉴타입(10.0%)

농업

농민신문(66.0%)

한국농정신문(24.0%)

농어민신문(14.0%) 

패션

보그(64.0%)

바자·엘르(20.0%)

출판

출판저널(36.0%)

기획회의(20.0%)

창작과비평·문학동네(8.0%)

교육

교수신문(20.0%)

교육개발(14.0%)

꿈나래21·한국교총신문(12.0%)

국악

국악신문(42.0%)

국악방송(30.0%)

국악누리·월간객석(8.0%)

게임

경향게임스(30.0%)

더게임스(16.0%)

게임조선·게임메카(12.0%)

복지

한국사회복지학회지(16.0%)

복지동향(12.0%)

사회복지신문·소셜워커(6.0%)

환경

녹색평론(22.0%)

환경일보(14.0%)

첨단환경기술(12.0%)

바둑

월간바둑(84.0%)

바둑TV(44.0%)

타이젬바둑(22.0%)

통일·외교

포린어페어스(30.0%)

타임(8.0%)

포린폴리시·민족21(6.0%)

불교

불교신문(56.0%)

법보신문(14.0%)

현대불교(10.0%)

개신교

목회와신학(28.0%)

기독신문(18.0%)

생명의삶(10.0%)

천주교

평화신문(56.0%)

가톨릭신문(46.0%)

야곱의우물(18.0%)

스포츠

스포츠서울·일간스포츠(48.0%)

스포츠조선(32.0%)

*3개까지 중복 응답.                                              *정치·기업·금융·시민사회 분야는 제외.

출판·환경·종교 분야 전문지는 ‘요동’

예술계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계속 1위를 고수한 매체들이 적지 않았다. 정보통신(IT) 분야에서는 ‘전자신문’의 파워가 두드러졌다. 94.0%에 달하는 압도적 지목률을 보이며 4년째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전자신문은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선정한 매체 선호도 순위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1982년 <전자시보>라는 제호의 주간지로 창간되어 1989년 지금의 전자신문으로 제호를 바꿨고, 1991년부터 일간지로 전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뒤를 ‘디지털타임스’와 IT 전문 뉴스 사이트 ‘ZD넷’이 이어갔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동아일보사가 1985년 창간한 <과학동아>가 1위를 확고히 수성했다. 게임 분야에서는 타블로이드 주간 신문인 ‘경향게임스’가 30.0% 지목률로 1위를 이어갔다.

여성 분야에서는 ‘여성신문’이 62.0%의 높은 지목률을 보이며 4년째 1위 자리를 지켰고, 농업 분야에서도 농협중앙회의 기관지로 출발했다가 1982년부터 분리된 ‘농민신문’이 66.0%로 이 분야 최강의 선호 매체임을 과시했다. 바둑 분야에서는 <월간 바둑>이 지난해 지목률 72.0%에서 올해 84.0%로 더 오르면서 바둑인들 사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매체임을 확인시켰다.

교육 분야에서는 ‘교수신문’이, 복지 분야에서는 ‘한국사회복지학회지’가, 통일·외교 분야에서는 <포린 어페어스>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지난해 2위였던 ‘일간스포츠’가 치고 올라오면서 ‘스포츠서울’과 함께 공동 1위 자리에 올랐다. 

반면 1위 자리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요동친 분야도 눈에 띈다. 출판 분야의 경우, <출판저널>이 36.0%의 지목률을 보이면서 1위를 차지해 이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지난해까지 1위였던 <기획회의>는 지목률이 20.0%로 낮아지면서 2위로 한 계단 내려섰다. 환경 분야에서도 <녹색평론>이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그 뒤를 ‘환경일보’와 <첨단환경기술>이 2, 3위로 이어갔다.

특히 종교 분야에서의 순위 변화가 컸다. 불교 분야에서만 4년 연속 ‘불교신문’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을 뿐이다. 1960년 창간된 전통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개신교에서는 ‘기독신문’을 제치고 <목회와 신학>이 처음으로 1위에 올랐고, 천주교에서도 ‘평화신문’이 전문가들의 가장 많은 지목을 받으며 ‘가톨릭신문’을 제치고 새롭게 1위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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