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 따뜻한 마음이 진열되어야 대박 가게로 거듭날 수 있다”
  • 조철 기자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2.06.24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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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만난 사람│비주얼 머천다이저 이랑주씨

ⓒ 엠아이디 제공
구멍가게부터 대기업까지 통하는 ‘장사의 원칙’이 있다. ‘마음을 버리면 망하고 마음을 팔면 흥한다.’ 이 원칙을 증명해 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이가 있다. 소상공인이라면 이 사람에 대해 잘 알 것이다. 방송에서도 종종 볼 수 있었던 자칭 ‘소상공인 맞춤 비주얼 머천다이저’ 이랑주씨이다. 이씨가 최근 자신의 활약상을 정리하며 바람직한 ‘비주얼 머천다이징’ 방법을 소개한 <이랑주의 마음을 팝니다>(엠아이디 펴냄)를 펴냈다.

그는 대다수 비주얼 머천다이저(VMD)들과 조금 다르게, 즉 특화했다. 보통은 백화점 명품관과 대형 마트에서 상품을 진열하고 매장을 꾸며서 좀 더 오랫동안 고객의 눈길이 상품에 머물도록 하며, 고객이 물건을 짚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저자는 명품관이나 대형 마트보다는 재래시장이야말로 VMD가 필요한 곳이라며,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달려갔다. 더불어 상인들이 상품 전시와 진열의 기초 상식을 배워 자신의 가게에 적용하면 더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시장 상인들에게 전하고자 상인대학의 강사로 다년간 활동했다.

그러나 상인들을 만나 설득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어려운 경기와 환경 탓으로 희망을 잃어버린 상인들은 시도조차 하려 들지 않았고, 그런 그들을 만날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또 대를 이어 오랜 장사 경험을 가진 상인들은 “젊은 아가씨가 뭘 아느냐”라며 무시하고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상인들은 무언가 바꾸려고 시도하기보다는 자신이 해오던 방식을 고수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착한 마음은 마침내 상인들의 마음에 전해졌고, 그만의 독특한 VMD 철학으로 매출 반전을 일으키며, 재래시장과 길거리의 쪽박 가게를 대박 가게로 바꿔놓았다. 비결은 바로 ‘주인의 착한 마음을 손님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씨는 “주인의 따뜻한 마음과 손님의 마음이 이어질 때 대박 가게로 거듭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이 하고 있는 VMD 일에 대해 “재래시장을 마트처럼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재래시장의 고유한 문화와 정서를 녹여내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이미 훌륭한 음식에 마지막 빛을 내주는, 작지만 없으면 안 되는 고명 같은 역할. 삶에서도 누군가에게 고명 같은 사람이 될 수만 있다면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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