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여인은 ‘얼굴’보다 ‘몸매’
  •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
  • 승인 2013.11.0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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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이 나에게 관심 갖고 있는지 행동 통해 알 수 있어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이성에게 관심을 갖는다. 여자는 남자에 대해, 남자는 여자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남녀 관계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남자가 남자의 마음을 읽거나 여자가 여자의 마음을 읽는 것은 그마나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이성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은 정말 힘들다. 특히 남자들의 능력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 여자의 마음이다. 여자들은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남자들보다는 덜하지만, 여자들 또한 남자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내게 관심 있어 하는지 아닌지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상대방의 행동에서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다. 어떤 남자가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려면 평소 그 남자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라. 예를 들어, 서로 그다지 친한 사이가 아님에도 그 남자가 나에게 뭔가를 자꾸 물어보거나 물건을 빌려달라고 할 때, 이는 십중팔구 호감을 갖고 있는 상태다. 평상시 말을 잘하고 분위기를 잘 띄우는 남자가 내가 있는 곳에서 말수를 줄일 때, 그는 내게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봐도 좋다. 남자들은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오히려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일러스트 김세중
이성과 같은 방향으로 다리 꼰다면 ‘관심’

평상시 꼼꼼하기로 소문난 남자가 이상하게 내 앞에서 실수를 자주 한다면 이 또한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임이 틀림없다. 대다수 남자는 이성에게 호감을 느낄 때 좀 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긴장해서 실수가 잦아진다. 여러 사람이 모여 왁자지껄 떠드는 분위기인데도 남들의 눈에 안 띄게 나를 돌봐준다면 그의 시선은 늘 나를 향해 있다. 이러한 상황들이 되었을 때, 남녀는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연인 사이로 발전할 수도 있고 또 남남으로 멀어질 수도 있다. 미국의 크루거 박사는 남자들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남자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여성의 관심을 얻기 위해 위험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골치 아픈 존재”라고 말한다.

연인 관계일 때는 어떨까.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행동은 없을까. 일반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좀 더 가까워지려고 한다. 보통 공식적인 사람과 만날 땐 평균 122cm를 유지하지만, 좋아하는 사람과는 46cm 이상 떨어지지 않는 친밀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심리를 보인다. 나란히 앉았을 때 상대방을 향해 다리를 뻗는 것도 친밀 거리인 46cm 안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강한 호감의 표시다. 그러나 당신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다리를 뻗는다면 당신을 외면하고 싶다는 심리가 강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사랑에 빠지게 되면 상대방과 같은 방향으로 다리를 꼰다. 꼰 다리가 당신 쪽을 향해 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좋아한다고 봐도 좋다.

여자는 남자 몸매보다 얼굴에 관심

손의 동작을 봐도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만일 당신에게 왼손을 내민다면 사랑한다는 증거다. 사람의 감정을 다스리는 뇌는 머리의 오른쪽이다. 즉, 우뇌에서 다스린다. 뇌는 반대쪽 몸의 운동을 책임진다. 그래서 감정 표현은 주로 왼쪽 얼굴과 왼손, 왼쪽 다리에서 많이 나타난다. 사랑 역시 감정을 다스리는 오른쪽 뇌가 관장하기 때문에 사랑의 몸짓도 주로 왼쪽에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에게 왼손을 내밀었다면 당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증거로 봐도 괜찮다.

영화에서 여자가 남자를 유혹할 때 왼쪽 다리를 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세의 모나리자 그림에서도 모나리자의 왼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래서 ‘사랑을 구하는 여인’이라는 학설도 있다. 초상화에 왼쪽 얼굴이 많은 것도 화가나 사진사가 웃으라고 할 때 감정을 다스리는 우뇌가 작용해 무의식적으로 왼쪽 얼굴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자가 데이트하고 싶은 여자를 찾을 때는 무엇을 가장 먼저 볼까. 미국 텍사스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얼굴보다 몸매에서 더 매력을 느낀다. 특히 일회성 데이트를 원할 때 남자들은 몸매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연구팀은 375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데이트하고 싶은 이성을 고르게 한 뒤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인지 묻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남자들은 일회성 만남을 전제로 할 때 얼굴보다 몸매가 멋진 여자에 더 흥미를 보였다. 반대로 오랫동안 만날 상대를 고르라고 하자 몸매보다 얼굴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남자들과 달리, 여자들은 만남의 기간에 상관없이 남자의 얼굴을 몸매보다 더 고려해서 상대를 골랐다.

이런 실험 결과에서처럼 남자가 일회성 만남을 전제로 할 때 여자의 몸매를 중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진화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남성이 상대를 고를 때 본능적으로 여성의 생식 능력이 몸 전체에서 나온다는 점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런 결과는 짧은 기간 만날 대상이라면 몸매가 예쁜 여자가 남자에게 인기가 많다는 속설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남자들은 짧은 기간 만날 상대를 고를 때 여자의 몸매만 고려하는 동물적인 성향을 숨기지 못한 반면, 여자들은 상대의 얼굴에서 성격이나 다른 특징을 파악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남자가 하룻밤 사랑을 위해 술집이나 나이트클럽에서 몸매가 좋은 여자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자는 여자의 몸매와 각선미에서 주로 성적 매력을 느낀다.  

 

여성은 관심, 남성은 무관심에 스트레스 


아이러니컬하게도 여성은 자신에게 향하는 남성들의 지대한 관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물론 사랑하는 남자가 아닐 때의 경우다. 반대로 중년 이후의 남성은 여성이 자기에게 무관심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여성의 경우, 남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일 때도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간다. 이것은 자신의 생각보다는 남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만일 자신을 좋지 않게 평가하는 소리를 들었다면, 여성은 자존심이 상해 그에 대한 방어 반응이 작동되면서 스트레스 수치가 확 올라간다. 방어 반응은 위험을 인식했을 때 피하려 하거나 부정하려는 움직임을 말한다. 그래서인지 여자들은 남자의 배려나 관심을 부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

여자들은 친절한 남자의 성향을 연애적 기질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여자에 대한 배려심이 깊고 친절한 남자는 바람둥이일 확률이 높다는 식의 공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여자들은 남자보다 민감하게 이성을 대한다. 이와 반대로 남자들은 여자의 내숭과 애교를 연애적 기질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결과에 대해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의 비앙카 디안토노 교수는 “관심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요소다. 사람들은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것을 존재감의 위협으로 본다. 그러나 너무 깊은 관심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단, 사랑하는 사람의 관심은 무한 리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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