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시장 위축으로 국내 스마트폰 업계 죽을 맛
  • 민보름 기자 (dahl@sisabiz.com)
  • 승인 2015.07.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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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악전고투’ 샤오미 ‘선방’ 애플 ‘느긋’
갤럭시 A8_삼성전자 제공(위) LG벨로2_LG전자 제공(아래)

중국 스마트폰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산 휴대전화는 중국에서 빠르게 밀려나고 있다.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 샤오미(Xiaomi)마저 주춤하고 있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애플만 느긋하다.

특히 한국산 스마트폰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심윤섭 한국무역협회 중국지부 부장은 “한국 스마트폰의 대(對) 중국 수출은 역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기 침체와 반부패 정책 여파 탓에 스마트폰 시장이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망도 좋지 않다. 중국 현지나 외신 모두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

제조업체마다 시장 침체에 대처하는 방식을 다르다. 삼성전자가 걷는다면 중국 샤오미는 뛴다. 애플은 관망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업계가 중국 시장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위기감까지 감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 등 스마트폰 판매 부진 탓에 2분기 실적 악화를 감수해야 했다.  

◇ 중국 발(發) 스마트폰 위기는 진행 중

중국 시장 점유율 1위 샤오미도 내수 침체 영향을 받았다. 성장세가 주춤한 것이다.  

샤오미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 늘었다. 나무랄데 없는 호실적이다.

하지만 샤오미는 지난해까지 세 자리 수 성장을 거듭했다. 설립 5년 만에 세계 4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성장한 것은 이때문이다.  

외국 기업이 겪는 고통은 크다. 블룸버그 통신은 24일 기사에서 중국 국내 업체보다 외국 업체가 더 고통스럽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아이폰6를 내세워 중국 고가 제품 시장에서 87.6%까지 점유율을 키웠다. 중국 의존도가 커지면서 2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위기는 예견됐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시장이 기업을 키우는 시대는 끝났다고 지적했다.

심선영 국제무역연구소 중국실 연구원은 “상하이 주가지수가 폭락했다는 것은 중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었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중국 휴대전화 시장은 더 침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뛰는 샤오미, 팔짱 낀 애플

중국 휴대전화 업계는 서둘러 위기 대응에 나섰다.

레노버(Lenovo)는 1분기 출하량이 22% 줄자 모바일 부문 책임자를 교체했다. 샤오미는 지난 5월 반도체 업체 리드코어에 투자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수직계열화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확보해 비용을 절감하고 부품 수급을 안정화하려는 시도다.  

중국 업체들은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저작권 침해 논란과 저가 위주 제품 포트폴리오 탓이다. 대신 신흥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샤오미는 연말까지 러시아, 베트남에 지사를 차릴 계획이다.

샤오미는 시장 특성에 맞게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부품 업체 미디어그룹과 손잡고 내놓은 스마트 필터가 대표 사례다. 스마트 필터는 덥고 습한 인도 날씨에 맞는 제품이다.

애플은 느긋하다. 전 세계에서 아이폰6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올해까지 자사 전략에 대해 “변화된 건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당초 계획대로 프리미엄 제품 아이폰6플러스를 9월 출시할 예정이다.

◇ 제품 다양화에 나선 국내 업체

국내 업체는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을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보급형 제품을 먼저 출시했다. 하반기 플래그십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양사는 가격대 별로 제품 라인업을 늘려 다양한 소비계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중저가 제품 갤럭시 A8을 17일 중국에서 먼저 출시했다. 전·후면 카메라 해상도(500, 1600)와 퀄컴 스냅드레곤 615 칩셋 성능이 갤럭시S6 시리즈에 뒤지지 않는다. 외관 역시 갤S6처럼 금속 소재다. 가격은 60만원 선으로 갤럭시S 시리즈보다 30%정도 싸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3G용 모델 L벨로를 출시해 중남미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후속작인 대화면 폰 벨로2를 중남미에서 먼저 출시한다. 휴대폰 점유율이 60%를 넘긴 중국 시장에 비해 중남미 시장은 아직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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