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는 마리화나를 택했다
  • 김경민 기자 (kkim@sisapress.com)
  • 승인 2016.06.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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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마약의 일종인 대마초 산업에 뛰어들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은 벌어졌다. MS는 6월16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소재 신생 스타트업인 ‘카인드 파이낸셜(KIND Financial)’과 대마초 유통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제휴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MS의 신생 주력 분야인 의학서비스 공급자를 위한 ‘MS 헬스앤드휴먼서비스팟’의 파트너로 카인드 파이낸셜을 선택한 셈이다.

대마초 정보사이트인 ‘마리화나닷컴’에 따르면 MS는 이번 대마초 관리 소프트웨어 산업을 위해 전담팀을 꾸릴 계획이라고 한다. MS 전담팀은 합법적인 방식으로 대마초를 사용하려는 고객들에게 각종 규제와 법 정보 등 맞춤형 구매 정보를 제공하고, 정부에는 대마초 구매와 유통 루트를 추적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미국 연방정부 차원에서 보증하는 은행들조차 대마초 관련 산업에 투자하길 꺼려해 왔다. 일부 작은 은행만이 대마초 사업에 자금을 지원했다. 기업들은 더욱 대마초 산업과 연관되는 것을 피해왔다. 지난 달 나스닥은 “불법적인 물질의 사용을 방조하는 것으로 보일까봐”라는 이유를 들어 대마초 사용자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매스루츠’의 상장을 거부한 전례도 있다. 이 때문에 대마초 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양성적 발전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MS는 일종의 관리시스템에 진출하는 거다. 마리화나를 판매하는 시스템도 아니며 MS가 실제로 마리화나를 판매하는 것도 아니다. 카인드 파이낸셜의 CEO인 데이비드 디넨버그는 “대기업을 마리화나 산업에 참여시키기 위한 설득에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MS처럼 글로벌 기업이 대마초 산업과 같은 논란거리가 있는 분야에 진출하고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미국에서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하는 주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른 것으로 미국 내 대마초 합법화 흐름을 읽고 이에 발빠르게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대마초 합법 시장은 가장 크게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미 시장조사기관 IBIS월드가 5월2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마리화나 시장 규모는 36억 달러에 달하며 불법적인 마약 거래 및 폭력 조직을 억제하기 위해 연방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대마초는 이미 알래스카, 콜로라도, 오래건, 워싱턴 주(州)와 워싱턴 D.C,에서 오락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다른 5개 주요 주에서도 합법화를 위한 투표를 앞두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대마초가 의료나 기호용으로 합법화된 주는 25개 주이며 이번 결정으로 대마초 합법 지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카인드 파이낸셜은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아주어(Azure)를 이용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클라우드를 통해 의료진과 환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게 불법인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의료용 클라우드를 사용하는데 법적인 제약이 없다. 미국의 바이오 클라우드 시장은 의료산업계에서 각광받는 분야로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의료용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망을 광범위하게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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