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결정 미뤄…“경영 간섭의도 없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1.29 16: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계 ‘연금사회주의’ 비판…박능후 장관 “오로지 장기수익 위해 주주권 행사”

국민연금공단이 ‘연금사회주의’ 우려를 낳았던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에 대해 의결을 미뤘다. 재계의 반발에 한 발 물러선 조치로 보인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직원연대지부 등 관계자들이 1월16일 오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는 플라자 호텔 앞에서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행사(스튜어드십코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직원연대지부 등 관계자들이 1월16일 오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는 플라자 호텔 앞에서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행사(스튜어드십코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월29일 “경영참여 주주권 가이드라인이 의결되지 않아 추가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금위 회의에서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주주권행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적극 유도 지침)에 따라 주주활동을 이행하면 국내 자본시장이 한층 더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연금은 기업 경영에 개입하거나 간섭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오로지 기금의 장기 수익을 위해서만 주주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이날 기금위는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과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가이드라인등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가이드라인 원안에는 회사 가치를 훼손하는 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이 경영참여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 변경이나 사외이사 선임, 이사 해임 등의 방법을 통해서다. 이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의 시행 방안을 세부적으로 정한 것이다. 

재계는 난색을 표해왔다.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기업을 마음대로 주무르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마디로 연금사회주의란 것이다. 또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이사에 대해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는 방침이 알려지자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이 상위 법률과 충돌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날 가이드라인 의결 연기로 양측은 협상의 시간을 벌게 됐다. 단 추후 논의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 장관은 “기업과 충분한 대화 후에도 위법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기업가치를 명백하게 훼손하는 경우에만 (주주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