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의 숨은 강자 네이버, 쿠팡의 최대 적수될까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0.05.07 08: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 과점화 현상"…검색 역량이 시장 성장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도

네이버와 쿠팡은 경쟁 구도를 달리게 될까.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소비가 늘어난 2월부터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네이버의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월 11%에서 14%로 증가했고, 쿠팡은 8%에서 12%로 점유율을 늘렸다. 2019년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결제액 1·2위를 기록한 네이버 쇼핑과 쿠팡이다. 쿠팡은 로켓배송과 빠른 결제, 네이버는 막대한 데이터베이스와 가격 비교, 네이버페이라는 도구를 바탕으로 타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 사옥 ⓒ연합뉴스
쿠팡 사옥 ⓒ연합뉴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 과점화 현상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네이버는 100% 상품 중계 C2C(개인과 개인 간 배송) 모델을 취하고 있고, 쿠팡은 사입 상품을 직접 배송해 주는 B2C(온라인 쇼핑몰과 개인 간 배송) 수익 모델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최근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몰 선호도가 뚜렷해졌는데, 시장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기업은 네이버와 쿠팡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구매 결정을 위한 가격 비교, 상품평 등 정보가 요구되는 내구재(수명이 긴 소비제품) 비중이 높고, 쿠팡은 빠른 배송이 필요한 식·음료품과 생활용품에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네이버는 백화점의 경쟁자로, 쿠팡은 마트와 슈퍼마켓의 경쟁자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양사 모두는 지난해 호실적을 받아들었다. 4월14일 발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4.2%나 증가한 7조1530원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2018년보다 커질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깨고 영업손실도 7205억원으로 전년보다 36%나 줄였다. 3월30일 발표된 네이버 사업보고서에서 네이버쇼핑의 비즈니스 플랫폼 부문 매출액은 2조8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네이버는 2월부터 브랜드스토어를 오픈해 대기업이나 특정 브랜드가 직접 네이버에 입점할 수 있게 카테고리를 꾸리면서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성장동력도 확보했다.

결국 검색 역량이 이커머스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표는 지난 2월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미국에서 아마존이 유통시장의 1위인 이유는 모두가 구글이 아닌 아마존에서 물건을 검색하기 때문”이라며 “이커머스 사업자에게 중요한 역량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정확히 찾아주는 검색 역량이다. 네이버는 이 역량을 가진 사업자”라고 말했다.

쿠팡은 구글의 검색엔진 개발자인 중국인 후이 쉬를 2016년 영입해 쿠팡의 개발 분야 총괄부사장직을 맡긴 바 있다. 쿠팡은 4월 론칭한 패션 플랫폼 C.에비뉴에서도 검색 서비스를 강화했다.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을 구비한 만큼 검색 기능을 높여 소비자 편의성을 확대한 것이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네이버는 점점 온라인 커머스 쪽으로 저변을 확대할 것이고, 온라인 쇼핑 시장은 새로운 형태의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다른 쇼핑 플랫폼은 쿠팡에 큰 위협이 되지 않지만, 이미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AI기술을 가지고 있는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온라인 커머스에 시동을 걸 경우 쿠팡의 강력한 적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