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GP로 쏜 총탄, 한반도 긴장 신호탄일까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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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군사 합의 이후 첫 무력도발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원형을 보존하기로 한 강원도 고성 GP ⓒ 국방부 제공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원형을 보존하기로 한 강원도 고성 GP ⓒ 국방부 제공

북한군이 우리 군 감시초소(GP)를 향해 총탄 수발을 발사했다. 지난 2018년 상호간 무력도발을 하지 않기로 한 9·19 군사합의를 맺은 뒤 처음 일어난 일이다.

합동참모본부는 3일 “오전 7시 41분 중부전선 GP에 북측에서 발사된 총탄 수발이 피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원·장비 피해는 없었다. 군은 대응 매뉴얼에 따라 현장 지휘관의 판단 하에 경고방송과 대응 사격 2회를 실시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군 통신선을 통해 북측과 상황 파악 및 추가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 중에 있으며, 필요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문에 지상에서의 우발적인 무력 충돌 상황을 막기 위해 1·2차 경고방송, 1·2차 경고사격, 군사적 조치의 5단계 절차를 적용하기로 명시했다.

북한은 이 같은 조치를 거치지 않고 바로 총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측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오발일 가능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작년 11월23일에도 9·19 군사합의를 어기고 황해도 인근에서 해안포 포격을 시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도입한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가 북한을 자극했다는 의견도 있다. 글로벌호크는 20km 상공에서 30cm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 무인정찰기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김 위원장과 관련한 특이 동향이 없다"고 발표한 데에는 이 같은 한·미 전략 자산을 활용해 수집한 정보에 근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무효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남북은 비무장지대 안에 GP를 전부 철수하기로 했지만 남과 북이 각각 11개 초소만을 철수했을 뿐 추가 철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P에 무력도발을 한 것은 GP 철수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북한의 해안포 포격 이후 발표한 논문에 “북한은 고의적으로 9·19 군사 합의서를 위반했다”면서 “향후 북한은 군사력 증강뿐만 아니라 우리 측의 군사 연습, 첨단 무기 도입에 반발해 군 통신선 중단, JSA 통행 제한, GP 복구 등 고의적인 남북 군사 합의서 추가 위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썼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은 '새로운 길'을 추진하면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추가 시험 발사, 인공위성 발사 등과 남북 군사 합의서 위반, 조치 철회 등을 통해 위기 고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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