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잃어버렸을 때 대처법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6.11 15:00
  • 호수 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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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3시간, 우선순위 명확히 정해야

매년 10만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이 구조돼 유기동물 보호소로 향한다. 유기동물 보호소란 이름 때문에 구조된 동물들이 모두 유기동물로 불리지만, 사실 이 중 상당수는 보호자가 잃어버린 경우다. 포인핸드에 등록된 반려동물 실종정보 데이터를 실종일 기준으로 분류해 보면 2020년 1월 467마리, 2월 389마리, 3월 505마리, 4월에 582마리의 실종동물이 등록됐다. 포인핸드에만 전국적으로 월 평균 486마리의 실종 반려동물 정보가 등록되고 있다. 1년으로 따지면 5829마리에 달한다. 포인핸드에 등록되지 않은 경우를 모두 포함하면 매년 최소 1만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이 실종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왜 이렇게 많은 반려동물들이 실종되는 걸까. 등록된 실종 정보에 기재된 사유를 분석해 보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잠깐 문을 열어 둔 사이 밖으로 나가는 경우였다. 산책 시 산책줄을 하고 있지 않거나 리드줄을 놓쳐 잃어버리는 사례가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실종 사유는 보호자의 부주의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다음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한 사유는 지인이나 호텔에 맡긴 후 관리 부주의로 잃어버리는 경우였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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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찾을 수 있는 골든아워를 3시간으로 규정한다. 잃어버린 반려동물이 실종된 장소를 벗어나거나 로드킬 등 여러 위험 요소에 노출될 가능성을 줄여야 하는 게 급선무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자동차 경적, 낯선 사람들 등으로 반려동물의 불안감이 커진다. 구석으로 숨어버리거나 실종 장소를 의도치 않게 이탈해 버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분일초가 소중한 만큼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정해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반려동물 실종을 인지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정확한 실종 지점과 시각을 파악하는 것이다. 골든아워 3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최대한 빨리 실종 지점부터 범위를 넓혀가며 탐색을 시작하는 게 좋다. 이때 준비해야 하는 건 평소 반려동물의 체취가 묻어 있는 물건들, 좋아하는 간식, 실종 전단지다. 전단지에는 ‘반려동물을 찾습니다’라는 명확한 문구와 함께, 발견한 사람이 동일한 동물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사진, 성별, 나이, 특징 등을 기재하는 게 좋다. 보호자 연락처도 표기해야 한다. 

경황이 없어 실종 전단지를 만드는 게 어려우면 가족 구성원이나 지인에게 부탁하거나, 실종 정보를 등록하면 전단지를 만들 수 있는 포인핸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실종 장소에서 반려동물을 찾을 때는 평소 가장 큰 반응을 보이던 이름이나 단어를 사용하는 게 좋다. 냄새를 통해 찾아올 수 있도록 체취가 묻어 있는 물건들을 안전한 장소 군데군데 놓아두면 도움이 된다. 

 

실종 지점 파악하고 전단지 제작 

반려동물을 찾고 있음을 주변 사람들이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행동하고, 중간중간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보여주며 찾고 있는 반려동물을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자. 그리고 실종 장소 인근 유동인구가 많은 곳, 특히 근처 동물병원에 부탁해 꼭 실종 전단지를 부착하는 게 좋다. 간혹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뒤 찾아다니지 않고 처음부터 온라인에 글을 올리거나 올라오는 정보에 의존해 찾으려는 보호자가 있다. 이보다는 잃어버린 반려동물이 평소 가장 잘 따르던 보호자가 실종 장소에 가서 직접 발로 찾아다니며 실종 전단지를 붙이고, 다른 가족 구성원이나 지인은 온라인에 실종 정보를 올리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 좋다. 

노력 끝에 애타게 찾아 헤매던 반려동물을 길에서 발견하면 이름을 불러 먼저 다가오는지 반응을 살피자. 혼자 길을 배회한 시간이 길수록 불안감이 커져 주인이 불러도 쉽사리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는 갑자기 다가가기보다 평소 자주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체취가 남아 있는 물건을 꺼내 냄새를 맡도록 하고 안정된 목소리로 이름이나 평소 잘 반응하던 단어를 외치는 게 좋다. 그리고 평소 달라고 애원하던 간식을 꺼내 서서히 거리를 좁히고, 다가와 간식을 먹으면 가까운 곳부터 조금씩 스킨십을 하다가 가볍게 몸통을 안아 구조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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